대학생에게 빚쟁이라는 주홍글씨를 찍어버리는 사회

안은영 / / 기사승인 : 2011-11-23 14: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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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혜영 국회의원
(원혜영 국회의원)

요즈음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소수의 부유한 대학생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생들에게는 대학교 4년동안 취업이나 학교 생활에 대한 고민에 앞서 학교를 다니기 위한 등록금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크다고 합니다.
처음 대학 입학의 설레임도 잠시 매분기 몇백만원에 달하는 큰 돈을 마련해야 되는 현실.

집안이 부유하다면 등록금 걱정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와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겠지만 1년에 천만원이 넘는 등록금은 일반 가정에서 별 고민 없이 준비할 수 있는 돈이 아님에 분명합니다.

비싼 등록금에 청년실업으로 자살하는 대학생이 한해에만 200-300명에 달하는 현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1년휴학을 여러차례 하는 것이 일상사가 되버린 대학교 캠퍼스.

그렇게 아둥바둥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대학교 졸업자에게 남는것은 몇천에 달하는 학자금 대출금.

정부에서 각종 대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미 비정상적으로 높은 대학교 등록금이 내려가지 않는 이상 미봉책에 불과할 뿐 지금 이시간에도 대학교 등록금 대출은 수 많은 평범한 대학생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졸업하면 과연 이러한 대출의 무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졸업을 하고 대출을 갚기 위해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20대에게 대학교 등록금 대출은 취업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다시금 등장하게 됩니다.

대출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빚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업의 면접에서 탈락하고 외면당하는 사례를 이미 우리는 너무나 보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대출금 이자에 허덕이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낙인을 찍어버린 채 그들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할 기회조차 박탈하고 있는 것입니다.

학자금 대출자를 취업에서 배제시키는 기업의 횡포는 없어져야 합니다

기업들이 입사원서 접수 과정에서 신용조회 동의서를 받는 것부터 없애야 합니다.

학업을 마치기 위해 빚을 질 수 밖에 없는 2011년 대학교 졸업자들의 현실은 고려하지 않은 채 주홍글씨를 그들의 가슴에 찍어버리는 기업들의 태도는 바뀌어야 합니다.

사회가 그들에게 빚을 강요한 책임이 있는데 과연 누가 그들의 삶에 시작해보기도 전 주홍글씨를 찍을 수 있단 말입니까?

또한 정부도 이대로 두손을 놓고 보고만 있어서는 안됩니다.

모든 것을 학생들의 짐으로 만든 채 그저 대출을 편리하게 하는 것이 마치 대책의 전부인양 이야기해서는 안됩니다.

지금의 비정상적인 구조의 근본. 대학교의 높은 등록금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합니다. 일례로 학자금 대출을 일반 대출이 아닌 정부가 보증하는 채권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그 채권의 만기를 10-15년으로 하면서 학생들이 금융기관이 아닌 정부에게 직접 학자금을 반환하는 형식의 발상의 전환도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발전의 동력은 그 사회의 2-30대에게서 나옵니다. 우리 사회와 경제에 핵심이 되어야 할 2-30대들이 그 재능도 꽃피우기 전 빚에 짓눌려 사그러지지 않게 만들 책임이 바로 우리 어른들에게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 기억했으면 합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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