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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말 시상식은 강호동이라는 변수 때문에 궁금증을 증폭시켜왔다.
과연 시상식에서 강호동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의 대중적 인기도와 프로그램 시청률에 대한 기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상은 업적에 대한 인정이다.
업적에 대한 인정은 그 해당자나 단체에 대한 능력과 성과는 물론 노고를 치하하는 것이다.
이는 그 수상의 개인이나 조직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고 다른 개인이나 조직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노벨 문학상이라는 제도는 지구촌 문학인들에게 더욱 특수면서도 세계보편적인 문학을 창작하는데 매진하도록 한다.
문학만이 아니라 노벨경제학상은 인류의 과학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며 평화상도 말할 게 없다.
모든 상들은 그러한 의미 때문에 존재기반을 갖고 유지하며 많은 경우 칭송을 받는다.
유수의 영화제도 각자 자신의 색깔을 지니며 영화적 창작을 다양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스스로 신뢰와 위상을 갖는다.
하지만 이와는 다른 측면에서 시상의 의미와 가치, 존재 이유에서 독특한 게 하나 있다.
바로 연말방송사별 시상식이다.
한 해 동안 방송을 통해 시청자를 찾았던 프로와 출연자들에게 시상을 하는 제도이지만 그 명분과 달리 끊임없이 비판에 직면해왔다.
연말 방송사 시상식은 시상 기준과 수상 자격 논란부터 중복 수상에 인위적인 배분 등의 이른바 나눠 먹기식이라는 비난이 많았다.
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이 상을 독식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의미와 가치, 창조성이나 실험적인 방송제작과는 거리가 멀게 된다.
하지만 방송사에서는 시청률을 통해 광고수입을 많이 올릴 수 있다면 이러한 부작용은 별로 중요한 변수가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사를 아우르는 통합시상식이 제대로 구성되지 않아왔다.
그런데 이번 2011년 연말 시상식에서는 강호동만이 아니라 또 다른 본질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종편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었다.
KBS 시상식의 경우, 뜻밖의 시상식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해피선데이> '1박 2일'팀이 공동수상을 했다.
애초에 이승기가 단독 수상할 것이라는 정황적 증거를 넘어서서 단체로 수상한 것은 여러 가지 포석이 얽혀 있었다.
논란의 와중에 섰던 강호동은 완전히 배제되었다.
그를 대체하기에 이승기는 약했고, 차라리 프로그램 전체에 시상을 한 것이다.
언뜻 보면 합리적이다.
프로그램은 어느 한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전체 구성원들을 부각시키는 것을 왜 일찍 하지 않았는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당연하게도 강호동의 빈틈을 메우려는 데 사용한 것이다 그런데 강호동은 문제가 되었던 탈세부분에서 법원의 판단으로 이제 자유로워졌다.
어떻게 보면 강호동의 배제는 그가 종편에 크게 얽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강호동의 배제는 다른 방송사를 모두 다 해당되는 것이 된다.
조세 문제는 구실이라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그가 많은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지상파를 배신했다는 이른바 종편행 괘씸죄에 걸린 것이다.
강호동의 경우는 지상파를 종행하는 진행자였던지라 다른 방송사에서 시상의 영역이라는 측면에서 배제되기는 마찬가지다.
그가 기여한 부분은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시청률을 높여도 괘씸죄에 걸리는 한에서는 언급조차 되지 못하고 만다.
이는 실체적인 법원의 죄 판결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
방송을 통해 존재기반을 갖는 연예인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를 바 없다.
KBS에서 무엇보다 배제된 것은 김병만이었다.
그의 대중적 인기도 등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점쳐 볼 수 있을만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배제되었다.
아무리보아도 종편행과 직결된다.
그러한 행동을 두고 기껏 키워주었더니 다른 경쟁사로 간 것에 대한 괘씸죄를 언급하는 일이 빈번하다.
시상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지 못할 수도 있지만 관련 있는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을 미래에 크게 좌우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유재석까지 피해를 보고 말았다.
'1박2일'이 상을 독식했고, 더 기여가 많던 유재석은 배제되었다.
만약 이승기가 수상을 하게 되었다면, 유재석에 대한 불평등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1박 2일' 전체에 수상을 하게 된 것이다.
유재석보다 이승기가 낫다고 볼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이는 영웅만들기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엄연하게 개인에게 시상을 해오던 관례와 그간의 형식을 파괴한 것은 엄연하게 꼼수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행태들이 설득력을 얻지 못할수록 방송사의 시상식은 신뢰와 위상을 갖지 못한다.
시상식이 배신자와 충성파를 가르고 일벌백계하는 수단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이는 콘텐츠 자체가 아니라 정치가 되어버린다.
연예시상식이 아니라 정치시상식이라는 본질이 드러나니 더욱 그러하다.
무엇보다 이번 사례는 종편이라고 하는 신생 매체 매우 공포스러워하고 있는 심리를 드러낸 것이다.
즉 시청률이 형편없는 종편들을 강력한 경쟁자로 느끼는 심약한 마음을 노출했으니 오히려 대범한 1인자들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오히려 2-3인자 같은 모습에 불과한 셈이 되었다.
종편에 사람들을 빼앗기지 않을까 좌불안석인 심리가 드러난 것이다.
이러한 시상식들의 행태를 보면 왜 사람들이 종편에 희망을 걸고 이동하는지 알 수 있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철저하게 괘씸죄로 다스리는 공포방송정치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종편이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아니다.
종편에 쫓겨 간 이들은 어떻게든 종편의 시청률을 올려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만이 자신이 살길이기 때문에 정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러한 추동력은 지상파에게도 도움이 안될 것이다.
실력과 업적에 따라 정당하게 보상하고 그것이 다른 긍정적인 결과로 선순환 될 수 있도록 해야 방송콘텐츠는 더 다양하고 풍성해지며 시청자의 선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종편체제에서 지상파가 활로를 찾을 수 있는 방안이다.
잘못된 것은 고치가 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유화적이고 자발적인 유인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그 하나로 시상식이 들어감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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