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지사의 섣부른 대권의욕?

이기문 / / 기사승인 : 2012-02-26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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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문 변호사

(이기문 변호사) 포탈 기사에 <김두관 지사>가 <문재인>을 일컬어 ‘대통령감이 아니다.’라고 인터뷰 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기사의 내용을 읽어보기도 전에, ‘아니 뭐 김두관이가?’, ‘김두관이가 벌써 그렇게 컸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무소속의 약속을 깨고, 민통당에 입당한 사람이다.

김두관도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으로서, 향후 대권 예비 주자의 한 사람으로서 회자되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인터뷰한 직 후, <문재인>과 <주간조선>측에 본심이 아님을 설명하기도 하고, 항의를 하기도 했다는 내용의 기사도 같이 실렸다. 문재인에게는 <오해하지 말라>는 내용이고, <주간조선>에 대하여는 기자가 찾아와서 사석에서 한 말을 왜 기사화했느냐는 내용의 항의성 전화였다고 했다.

국민들은 지금 김두관지사를 아직 <대권주자>로 보고 있지 않다. 물론 언젠가는 <대권주자>로 부상할 가능성도 없지 않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다자구도의 여론조사에서 그에 대한 지지도는 아주 미미하다 못해 거의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민통당에 입당원서를 내고나더니, 불현듯 <문재인>을 공격하고 나섰다. 사실 문재인과 김두관 두 사람 모두 부산경남지역을 공통기반으로 하고 있고, 노무현대통령의 사람들이어서 협력관계에 있는 사람이다.

대선주자로서는 문재인은 최근 다자구도에서 안철수를 추월했다. 어느 새 박근혜 와의 차이를 좁혀나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김두관>이 민통당에 입당하고 나서 자신이 해야 할 경남도정에 대한 생각을 국민에게 밝히는 것은 고사하고, 자신의 권력의지를 강하게 표출시켰다.

듣기로는 그가 친화력과 행정경험을 갖춘 인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친화력이나 행정경험이 갖추어졌다고 해서 대통령감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야말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후보자의 인격도 그러하거니와 그 밖의 모든 능력이 두루 갖추어질 것이 요구된다. 종합적인 식견도, 지적인 능력도, 바른 판단력도, 균형감각을 갖춘 인격도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치적 능력의 검증이다. 정치란 혼자서 행하는 것이 아니다. 무릇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또한 많은 사람들을 상식과 원칙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합리적인 성품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김두관>이 민통당에 입당하자마자, 문재인에 대한 평가부터 했다는 것은 김두관의 정치적 감각이 무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정치를 경험하고 있고, 현재 도정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기자> 앞에서 “문 이사장님의 권력의지는 테스트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경험한 문 이사장은 예전 기준으로 보면 대통령감은 아니죠. 새로운 리더십으로서 문 이사장이 주목받을 수는 있습니다. 그래도 세력과 사람이 붙어야 (대권 도전이) 가능할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 주변 인사 이외에 다른 세력도 필요 하죠”라고 평가했다는 것은 왠지 어줍지 않은 일이라 여겨진다.

예전기준으로 보아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그의 평가도 그렇다. 평가의 기준도 없다. 예전의 기준이 무엇인지도 설명하지 않았다. 그런가운데 왜 그가 그런 평가를 했는지 모르겠다. 그의 예전 기준이 무엇일까?

그는 자신을 육두품에 속한다는 듯이 표현했다. 중앙집권적 귀족국가로 발전한 신라사회는 엄격한 신분제인 골품제 사회였다. 그것은 골제와 두품제로 편제되어 있는데, 6두품은 두품 가운데서 가장 높은 계급으로, 6두품은 제6관등인 아찬(阿飡)까지 오를 수 있었고, 제5관등인 대아찬 이상으로는 오를 수 없었다. 하지만, 골품제에 편입되는 자는 왕경인(王京人)에 한했고, 중앙관직에 임명되므로 지배집단에 속한 집단이다. 다시 말하면, 6두품은 최고의 신분층은 아니었지만 중앙귀족이었다.

그런데 김두관은 자신을 6두품에 속한다고 했다. 정확한 역사의 지식도 없어 보인다. 아마도 자신은 지방의 군수와 경남도지사를 수행하고 있다는 정도의 의미가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그는 현재 <경상남도>의 도정을 맡고 있는 행정의 책임자이다. 행정 책임자로서 현재 맡은 일에 전념하는 것이 도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통당 입당이 후, 당의 입장이나 야권지지세력에 대한 단합을 이야기하지 않고, 차기 대통령에 대한 품평회부터 시작했다는 것은 성급한 자신의 뜻 때문이었을게다. 자신도 대권의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보고자 함이다.

박원순시장은 아들 병역문제가 해결된 직후, 민통당에 입당하면서 민통당에 쓴 소리를 남겼다. 아직 ‘민통당이 이기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섣부른 자만이 우리 모두를 전혀 다른 결과로 몰아갈 수 있음’을 경고했다. ‘개혁과 쇄신, 혁신과 통합에 민통당이 인색한 게 아니냐는 국민들의 우려에 마땅히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김두관 지사는 입당 직 후, 문재인에 대하여 대권 주자로서의 견제심리를 보였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135~155석 사이의 국회의원 의석수를 확보한다고 가정하면 그중 절반은 문 이사장이 아니라 나를 지지할 것으로 믿고 있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이다. 한마디로 황당하다. 도대체 135석 이상의 국회의원의 절반이 왜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고 했는지 모를 일이다. 그의 주장에 합리성도 없고, 그 근거도 없다. 누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될지도 알 수 없는 시점에서 그와 같이 막연한 지지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성급한 처사다.

그는 계속해서, 안철수를 “대가 약한 것 같다”고 했고, 박근혜를 “아버지의 후광만으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밝혔다. 물론 누구든 대권주자를 이야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다른 이에 대한 지적을 하려면, 정확한 정보와 합리적 논거를 가지고 지적하는 것이 공인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대권주자가 되려면 자신의 인격부터 숙성시켜야 한다. 섣부른 대권의지는 화를 자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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