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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찬 법령정보관리원장) 학교폭력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닌 모양이지만 아이들이 목숨을 끊기까지 하니 모두들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문명사회에서는 어떤 형태의 폭력이든 그것이 미화되고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배우는 학생들 세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참 자라는 과정에서 잠시 일탈을 한 것으로 치부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
미래를 책임질 주역들에게 배워야 할 것과 배우지 말아야 할 것, 허용되는 놀이와 절대 허용되지 않는 범죄는 구별하여 가르쳐야 한다.
선생님들도 정신을 더 바짝 차려야 하고 학부모들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국가가 제도적으로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요즘 결혼도 잘 안하고 아이도 잘 낳지 않는데 그나마 태어난 아이들이 어떤 아이는 가해자가 되어 감옥에 미래를 저당잡히고 어떤 아이는 죽음에까지 이르거나 영구적 장애에 시달리고. 그래서는 나라의 미래가 없다.
아이들은 모두 정말 소중한 존재이다. 잘못된 길로 나간 것도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배움의 터전인 학교가 폭력을 행사하는 장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폭력은 근절될 때까지 모두가 나서야 하고 근절되었다고 해도 계속 관심을 가져 절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사안이다.
학교폭력대책으로 여러 가지가 제시되었는데 학교측에 요구하는 사항들이 많은 것 같다. 정부는 학부모들에게 잘 좀 지도하라는 이야기는 하기가 면구스러웠는지 모르지만 가정교육도 정말 중요하다는데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국회의원까지 지낸 어느 인사는 자기가 일류학교를 나와 사법시험까지 합격했다고 자기 아이를 쇠사슬과 채찍까지 동원하여 강제로 공부를 시키려들었다는데 결국 그 아이는 동네 폭력배들과 어울려 학교폭력의 주범이 되었다.
그러니까 학교폭력의 가해자들은 결손가정이나 저소득계층의 집안에서 나오기 쉽다는 이야기도 틀린 것이다.
없는 집 부모들의 무관심 내지 방치만큼 가진 집 부모들의 과보호 내지 출세지향적 과욕이 아이들을 폭력의 세계로 내몬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 식으로 하여 아이가 반감을 갖게 한 것은 극단적인 경우이지만 대다수 가정에서도 자기 아이를 제대로 훈육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가족끼리 어울리는 시간이 전혀 없다. 늦둥이 아들을 둔 나는 퇴근시간 이후 아이에게 온통 매어 살지만 아이가 초등학교에만 가도 엄마 아빠와 어울리려 하지 않을 것 같아 벌써부터 염려된다.
저녁시간에는 가족들이 각자 자기 일로 바쁘니까 저녁식사를 가족들과 함께 한다는 것도 매우 어렵다. 아빠들은 야근에다 술자리에다 정신이 없고 아이들도 과외에 친구들 만나는 등으로 집에 붙어 있을 시간이 없다. 밤 늦게 집에 들어와 잠자기 바쁜 우리나라 가족들.
나는 가정에서 하루 한끼 식사는 가족들이 모여서 하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
저녁시간은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니까 아침식사를 함께 하자는 것이다. 아침에도 출근과 등교준비로 모두가 경황이 없지만 그래도 식구들 대부분이 집안에 있는 시간이다.
저녁에 가급적 빨리 들어와 잠을 일찍 자면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당겨질 것이다. 아침식사시간에 빠지면 절대 안 된다는 규칙을 정해 놓고 엄마 아빠부터 솔선수범을 해야 할 것이다. 엄마 아빠와 굳이 별도로 시간을 내서 대화를 하는 것은 쑥스러울지 몰라도 아침밥 같이 먹자는 정도에 부담을 느낄 아이들은 많지 않다.
그리고 요즈음 공부할 분량이 많아 저녁에 공부를 시작하여 거의 밤을 새다시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공부습관도 아침형으로 바꾸는 것이 능률면에서 좋을 것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부를 하고 아침밥을 가족들과 함께 먹는다는 것은 실천에 옮기기가 쉽지 않지만 정말 좋은 습관이다. 아빠는 아빠대로 아침에 일어나 간단한 운동이라도 하고 식탁에 앉도록 하고.
그리고 또 하나 유익한 점이 있다.
엄마와 딸들은 다이어트에 대부분 관심이 많은데 다이어트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아침을 잘 먹고 점심과 저녁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몸매유지에 신경을 많이 쓰는 발레리나들의 식습관이라고 한다. 저녁만 절제해도 되지 않겠는가 싶지만 아침과 점심시간 사이가 짧아 점심을 조금만 많이 먹으면 바로 살로 간다. 점심부터 자제하려면 아침을 든든히 먹는 것이 필수이다.
사실 내가 군복무를 할 때 병사들을 보면 식사가 별로 좋지 않았다. 그래도 모두들 건강한 것을 보면 무슨 비결이 있을 법 싶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 구보를 하고 식사를 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누군가가 early bird를 좋아해서 모두들 곤욕을 치렀다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아침형 인간이 저녁형 인간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말은 맞는 것 같다.
아침마다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식사를 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교육이다. 아이의 표정을 보고서도 학교폭력에 시달리는지 금방 알게 될 것이다.
아침식사를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이 잘 지켜진다면 가해자 노릇을 하는 아이들도 대폭 줄어들 것이기에 학교폭력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아이를 사랑한다면서 따뜻한 밥 한끼 제대로 챙겨주지 않은 채 공부만 채근한 엄마가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 선생님만 원망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밥 한끼라고 우습게 볼 것이 아니다. 실천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란한 가정이 사회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 이혼도 줄고 가출도 줄어들 것이다.
학교폭력 기사에 흥분만 하지 말고 사랑하는 내 아이가 학교폭력의 희생자가 되는 악몽에 시달리지 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따뜻한 밥상을 차려 주는 엄마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밥상머리에서 아이에게 시험 잘 보라는 이야기만 할 바엔 힘들게 모여 함께 식사할 필요가 없다. 학교폭력을 당하지 않도록 하라는 이야기도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서로 일상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맛있게 밥을 먹으면 된다.
식사 후에는 아빠가 설거지라도 도와 준다면 엄마는 더 흐뭇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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