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앞 지키는 '스마일 교통아저씨'

유은영 / / 기사승인 : 2012-04-26 14: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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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의회 이현찬 의장

[시민일보] 서울 은평구의회 이현찬 의장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스마일 교통아저씨’로 통한다.


통일로 68길 18번지 불광초등학교 앞 횡단보도 앞에서 지난 5년 동안 아이들 등교시간에 맞춰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이들 교통안전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선 것.


“2006년 봄 무렵으로 기억되는데, 우연히 신문에서 스쿨존 내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와 관련된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을 위해 만들어진 스쿨존에서 어른들의 부주의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고 있다는 내용을 접하고 우리 아이들을 지켜야겠다는 일념으로 그 길로 즉시 호루라기와 순찰봉을 구입해 집에서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로 달려가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이 의장의 이러한 행동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보여주기식 정치를 하네, 쇼를 하네, 조금 하다가 지치면 그만 두겠지' 등등... 지인들을 통해 전해들은 말은 좋은 말보다는 험담 일색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교통 봉사활동이 하루 이틀에 그치지 않고 5년이 넘게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보니 이제는 이 의장이 급한 일 때문에 조금 늦게라도 나오는 날이면 무슨 일이 있느냐고 걱정해주는 구민들이 많아졌고,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사람들도 손을 흔들어주며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준다고 한다. 또한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아이들도 지금은 눈을 마주치며 반갑게 인사를 한다고 한다.


“늘 아이들과 함께 해서 그런지 몰라도 봉사라는 것이 거창하거나 특별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어진 자리에서 남에게 무엇인가 도움을 줄 수 있고, 그것을 통해 내가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것. 그게 진짜 참 봉사같습니다.”

이 의장은 예의 그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저를 대표로 선출해주신 구민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 정치 덕목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른 아침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린이집에 다니는 어린 아이에서부터 팔순이 훨씬 넘으신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항상 밝은 모습으로 인사하고 그들의 애로사항을 가슴으로 듣고 있습니다. 그렇게 수렴된 한분 한분의 의견을 바로바로 의정활동에 반영합니다.

봉사활동을 하는 아침 1시간 동안 웃는 웃음이 제가 하루 종일 웃는 웃음의 80% 이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의회에 등원하게 되면 의장으로서 조정해야 할 일들도 많고 얼굴이 붉혀지는 경우도 잦기 때문에 웃을 일이 별로 없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아침 봉사시간이 제게는 심신의 활력을 충전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하~하.”


이렇게 초등학교 앞에서 한결같이 교통안전을 지도하는 이 의장의 임기가 오는 6월 말로 종료된다.


지난 5년 동안 불광동 일대에서 '스마일 교통아저씨'로 통하는 유명인사이자, 여ㆍ야 각 9명 동수의 의원으로 구성된 은평구의회를 2년여 동안 큰 잡음 없이 이끌어온 이 의장은 지역에서 입지전적의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대에 고향 정읍에서 혈혈단신으로 상경해 현 거주지인 불광동에 정착한 이후 갖은 고생 끝에 에너지사업으로 일가를 이뤘고, 개인적인 성공을 사회에 환원하자는 차원에서 청소년육성회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오늘날의 이 의장을 있게 한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 의장은 90년대 초 처음 청소년육성회에 들어가 운영위원, 감사, 부회장 등의 임무를 맡다가 98년부터 정치에 입문하기 전인 2006년까지 회장직을 수행했다. 예전부터 지역 인재 양성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청소년 육성 업무에 더욱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그가 회장으로 재임했던 8년 동안 지역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선도와 교화활동이 이전보다 더욱 활발하게 이뤄졌고, 장학사업 또한 확대 운영됐으며, 자라나는 아이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음악회와 농구대회가 해마다 개최되는 등 다양한 청소년 육성업무가 펼쳐졌다.


이 의장에게 전반기 의장직을 수행한 소회를 묻자, 그는 의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로 그가 교통봉사를 하는 이유 중 하나인 '소통'을 또 한번 강조했다.

의원들이 서로 소통하게 하고 각기 다른 의견들을 슬기롭게 조율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당리당략을 앞세워 서로 아전인수식 입장만을 내세운다면 의회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이는 곧 구민들의 피해로 연결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의장 취임에 즈음해서 가까운 지인께서 해주신 조언 가운데 '우보천리'라는 말이 있었는데 느릿하지만 뚜벅뚜벅 꾸준히 천리를 가고 우직하지만 실족이 없는 황소의 걸음과 같이, 조금 더디 가더라도 충분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내자라고 하는 마음을 가지고 의정에 임했습니다. 되돌아보면 아쉬웠던 점도 있었지만 여러 의원님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덕분으로 큰 사고나 마찰 없이 무난하게 의정을 이끌어왔지 않나 자평해 봅니다."


이 의장이 구 집행부와 힘을 합쳐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들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진관사 일대 미래형 한옥마을 건립 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구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종합병원 유치 건 또한 가톨릭대학 측과의 협의 끝에 지난 해 4월 서울시 도시재정비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함으로써 은평뉴타운내 상업시설 맞은 편에 500병상 이상을 갖춘 대규모 병원이 11월 착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의장은 못내 아쉬웠던 사업으로 구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고대했던 수색역 국가기간 복합환승센터 시범사업 건이 철도공사와 MOU까지 체결하는 진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판에 아쉽게 무산된 점을 들었다.


"이 시범사업은 구의회 차원에서도 전폭적으로 지원했었는데, 만약 무산되지 않았다면 시범사업이라는 상징성때문에 사업이 빠르게 진척됐을 것입니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수색ㆍ증산뉴타운사업 추진을 촉진시켜 재정자립도가 낮은 은평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을 텐데..." 라며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


이 의장은 그동안의 의회활동을 한 마디로 ‘현장 중시 의정활동’으로 정의했다.


그의 말을 증명하듯이 전반기 은평구의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의정활동은 북한산둘레길을 자치구의회 최초로 탐방하며 불편ㆍ민원사항을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전달해 개선시킨 일, 태풍 피해가 발생한 봉산 일대를 현장 점검해 관계부서로 하여금 훼손된 산림들을 조속히 복구하게 했던 일 등 대부분이 발로 뛰는 의정활동들이었다.


이와 함께 대외활동을 통한 구의회 위상 제고와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도 잊지 않았다.


"지난 해 3월에는 몽골 울란바토르시 항올구의회와 우호협력을 위한 의향서를 체결해 교류의 폭을 넓혔고, 자매도시인 진안군의 공식 초청으로 군민의 날 행사 참관, 서울시 구의회의장단 협의회 월례회와 개원 20주년 기념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내는 등 대외 활동을 통한 구의회 위상 제고에도 힘써 왔습니다.

또 일부 자민당 의원들의 독도영유권 주장 등 일본측의 노골적인 도발행위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49만 은평구민을 대표해 독도 앞 선상에서 독도수호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의장은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의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점으로 집행부와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꼽았다.


"집행부와 의회는 구정을 함께 짊어지고 가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습니다. 의회가 집행부의 일방통행식 행정을 견제하는 역할도 물론 잘 해야겠지만, 지역발전과 진정으로 구민들을 위하는 일이라면 적극적인 업무협조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구의원들은 은평구의회 개원 1주년을 앞두고 은평노인종합복지관에서 배식 봉사활동을 했는데, 노인복지가 실제로 행해지고 있는 현장을 직접 보고 맞닥뜨려보니 노인복지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하게 됐다고 한다.


이 의장은 이를 계기로 노인복지와 같은 문제는 의회와 집행부가 머리를 맞대고 예산배분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구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과 은평구의 비전을 들어봤다.


"저는 진정한 지방자치는 구민 여러분들의 자발적인 구정 참여가 있어야만 완성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생업에 바쁘더라도 잠시 짬을 내셔서 의회에 직접 방문해 주시거나 동 주민센터를 통해 또는 의회 홈페이지를 이용해 의정에 참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를 포함한 구의원들도 첫 등원시 가졌던 초심을 유지해가면서 민의의 대변자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은평구민 여러분! 우리 은평구는 천혜의 명산 북한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그 자락에 천년고찰 진관사와 삼천사가 자리 잡고 있는 유서 깊은 고장입니다. 그리고 여느 자치구에 뒤지지 않을 훌륭한 관광인프라가 속속 들어설 예정입니다.

우리 모두 북한산 큰 숲, 사람의 마을 은평을 만드는데 힘을 한 데 모읍시다. 우리 은평구가 발전해 가는 모습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편 이 의장은 지난 연말에 <시민일보>에서 수여하는 기초의원 부분 의정대상을 수상했고, 올 3월에는 불광초등학교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바 있다.


유은영 기자 ryu2012@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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