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지사의 처신

이기명 / / 기사승인 : 2012-05-29 15: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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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시사평론가

(이기명 시사평론가) 이런 경우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요즘 말로 ‘떴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구설수에 올랐다고 할까. 흔히 떴다고 하면 스타를 연상한다. 구설수라고 하면 억울하게 당한다는 의미다.

누가 뜨고 누가 구설수에 오른 것일까. 바로 김두관 경남지사다. 김두관 지사라고 하면 ‘리틀 노무현’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이장 출신 지사’라고도 하며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는 야권의 대권예비 주자로도 꼽힌다.

왜 김 지사가 스타가 되고 구설수에 올랐을까. 바로 민주당의 당권경쟁 때문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 당대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 때문이다. 무슨 영향력을 행사했을까.

바로 김한길 후보를 지지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는 아니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그럼 왜 김두관 지사가 김한길을 지지하는가.

문재인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것이고 그것을 사람들은 인정하고 있다. 지금 문재인은 누구나 인정하는 민주당의 야권대선 후보 1순위로 거명된다. 역시 거론되기는 하지만 김 지사는 여론조사에서 문재인과 비교가 안 된다. 정치인으로서 당연히 심기가 불편할 것이다.

자신의 영향력으로 문재인을 견제해서 김한길이 당 대표가 된다면 자신의 대권가도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라고 사람들은 믿는다. 그리고 그런 징조는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조중동이 보도한 ‘문재인이 부산공천을 잘못해서 야당이 패했다. 그러나 그 책임을 문재인에게만 물을 수는 없다’ 같은 묘한 뉴앙스의 치고 빠지는 발언이 바로 문재인 견제의 증거로 볼 수 있다.

김두관 지사는 아니라고 펄펄 뛰지만 부정한다고 사람들이 그의 말을 믿는 것은 아니다.

정치인에게 야망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이고 위선자다. 정치인의 야망을 비난할 수 없다. 김두관 지사도 같다. 그러나 전재가 있다. 더구나 김두관 지사에게는 말이다.

그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철학과 같은 ‘상식과 원칙’이다. 그렇다면 김두관 지사가 ‘원칙과 상식’을 벗어났다는 말인가. 그렇게 생각한다. 치고 빠지는 것은 원칙과 상식이 아니다. 왜 김한길을 지지하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밝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김두관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런 김두관 지사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고통을 준 사람을 지지한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고 설득도 안 된다.

자기 당의 현직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23명의 대 부대를 이끌고 탈당을 한 사람, 잘못도 없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찬성한 사람,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런 행동을 한 사람을 지지할 수가 없다. 대단한 것 처럼 정계은퇴를 선언한 김한길이다.

김두관 지사의 처신이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었다고 생각하면 잘못일까. 더욱 답답한 것은 이런 김두관 지사의 행보를 이용하는 조중동과 새누리당의 이간질로 보이는 행태가 기승을 떤다. 속이 끓어 오른다. 이걸 김 지사가 몰랐을까.

모략과 허위 중상모략도 대단하다. 이해찬의 부친이 친일파라는 것이다. 해방후에 고향에서 면장을 했다. 이해찬이 대학에 다니다 고향에 돌아 왔을 때 민주화운동을 하라며 서울로 쫓아보낸 부친이다.

형님이 삼성에 있었다고 트집이다. 생각해 보라. 이해찬이 무슨 흠결이 있으면 독재정권에서 가만 뒀을 것 같은가. 정정당당하게 겨루고 지면 승복하는 것이다.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국민에게 실망을 준다.

김두관의 초조한 마음도 이해는 한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할 것이다. 기라성 같은 경쟁자가 차 차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초조감에 무리수를 둘 수 있다.

급할수록 천천히 가야 한다. 마음이 급하면 과속을 하게 되고 핸들도 잘못 돌린다. 정치에 정도는 ‘상식과 원칙’이다. 정도를 걸어야 한다. 노대통령 한테 그렇게 배우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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