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클럽의 내실

신봉승 / / 기사승인 : 2012-06-12 1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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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봉승 극작가

(신봉승 극작가)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선진국들의 모임인 「20-50클럽」에 가입하게 된다는 기쁜 소식이 들린다.

‘20-50클럽’은 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천만 명이라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가입이되는 선진국 클럽이다. 지금까지 여기에 가입된 국가인 일본, 독일, 미국, 영국, 아탈리아, 프랑스, 캐나다 등을 <G7>이라 하여 세계의 최상급 경제대국의 권위를 누렸는데 마침내 우리 한국이 이 대열에 동참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진실로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동족상잔의 참혹한 전쟁을 겪으면서는 세계 각국의 원조가 없이는 살아갈 수 없었던 최빈국의 처지를 경험하였고, 또 그것이 분단국가의 비극을 뛰어넘은 성과여서 그 기쁨이 배가될 수박에 없다.

그런데도 마음 한 구석을 짓누르는 불안과 답답함이 있는 것은 우리가 알면서도 뿌리치지 못했던 천박하고도 고질적인 병폐를 가시지 못하고 있어서다.

재물이 넉넉한 만큼 마음가짐이 너그러워야 한다는 것이 우리네 선현(역사)들의 가르침이지만.

가진 자의 오만은 더욱 살기가 돌아서 돈 많은 재벌들에게는 아예 국가정체성이라는 개념은 눈 닦고 찾아도 없으면서도 뒷골목의 상권까지 싹쓸이 하여 자식들의 부만 챙기고, 마땅히 군자(君子)라고 불리어야할 지식인들은 권력에 아부하고, 눈앞의 실익 때문에 인생을 망치면서 감옥에 드나드는 판국인데 그들이 바로 권력의 실세요, 척분이요, 차관이요, 국회의원의 신분인 것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TV의 화면을 장식하는 마당이라, 세계가 우리의 형편없는 사정을 먼저 알고 있는 판국이여서 설혹 우리가 선진국의 대열로 들어서더라도 그들의 존경을 받을 수가 있을까 걱정스럽거니와 또 경제규모에 합당한 예우는 고사하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가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불길한 예견은 이미 여러 사례(계수)에도 허다하게 나타나고 있기에 더욱 안타깝다.

우리 한국의 국제경쟁력의 순위는 세계 142개국 중에서 겨우 24위에 그치고 있고, OECD(경재개발기구)회원국들의 국가브랜드지수 를 살펴보아도 ‘실제시수’나 ‘이미지지수’가 각각 15위, 19위에 머물러 있을 정도여서 <G7>의 멤버로서는 얼굴을 내밀지 못할 창피한 꼴을 당하고 있다.

그 불행의 단초를 예단하는 것도 그리 어렵질 않다. 국민전체가 졸부(猝富)의 근성에서 헤어나지를 못하였기 때문이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 벼락치기로 떼돈을 벌었지만, 남을 위한 배려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나는 있으되 남이 없는 구조로 양분화 된 정치적, 경제적인 현실은 목불인견의 처지나 다름이 없다.

국가는 있는 데 다스림이 없으면 희망도 없어진다. 잘 못 투성이가 떼를 지어 흘러가는 데도 고칠 궁리조차 못하는 것이 작금의 정치판이다. 그게 어지 하루 이틀인가.

이명막 정부의 실세라면 단연 이재오 의원이다. 그가 대선에 출마할 준비를 하면서 한 말 중에 대한민국 국회의원 300명 중에 놀고먹는 사람이 100명이라고 한 것은 참으로 곱씹어 볼만한 대목이다.

현 정부의 특임장관까지 지낸 분이 그런 망국적인 현안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지난 5년 동안이나 방치해 둔 책임은 누구에게 돌릴 생각인지 묻고 싶다. 그 무책임의 임의 결과가 개원을 앞둔 19대 국회의 한심한 작태로 나타나고 있지를 않던가.

이런 몰골이라면 ‘20-50클럽’에 들어선 우리 대한민국의 경제적 지도력을 개발도사국의 처지에도 미치기가 어렵다. 이젠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여 민족의 진로를 정해 나가야 할 것이며, 졸부의 근성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에서 남을 배려할 줄 알고, 또 국제사회에서의 우리의 역할을 찾아서 묵묵히 실행해 나가지 않는다면 ‘20-50클럽’의 진정한 일원이 되기가 어려운 것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누가 시켜서 되는 일이거나,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일이기에 늦었더라도 우리 스스로 나서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이젠 지식인들이 나서야 할 때다.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부정과 졸부의 시대를 응징하여 극복하는 것이 진정한 ‘20-50클럽’의 일월이 되는 단 하나의 외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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