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은 당당한 선수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기명 / / 기사승인 : 2012-06-24 15:17: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이기명 시사평론가

(이기명 시사평론가) 우리나라에도 종종 있지만 외국에서는 다반사로 일어나는 사고다. 운동장 구경꾼들의 난동을 말하는 것이다. 수십 명의 사망자도 나오고 선수들이 부상을 입는다. 승리에 집착한 결과가 빚어내는 비극이다.

당당하게 싸워서 이기고 지는 운동정신, 입으로 말하기는 쉽지만 그리 쉬운 게 아니다. 그래서 승패를 조작해서 선수들이 구속되고 뒤에서 조종한 자들도 잡혀간다. 상가 집 상주보다 곡쟁이가 더 서럽다고 직접 뛴 선수보다 구경꾼이 더 흥분하는 경우가 많아서 대단한 경기에서는 아예 관중들의 입장을 금지시키기도 한다.

정치는 어떤가. 선거는 정치의 꽃이다. 시작이자 끝이다. 그렇게들 생각한다. 구의원 선거부터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선거 때만 되면 별의 별 해괴망칙한 사건들이 다 벌어진다.

죽을 때 까지 비밀일 줄 알았던 비밀의 치부가 그냥 들어난다. 혼자 된 제수에게 말 못할 짓을 한 입후보자도 출마만 안 했으면 그냥 덮고 갔을 것이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IOC 위원이 되고 박사에 대학교수까지 된 사람이 표절박사 복사 박사라는 것이 들통 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그래서 적어도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될 사람은 상식을 뛰어 넘는 잘못은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저질렀으면 출마는 단념해야 한다.

하긴 고양이 쥐 사냥 하듯이 눈을 까뒤집고 상대의 약점을 찾으려고 기를 쓴다. 생각 같아서는 몇 살 까지 오줌을 쌌는지도 알고 싶을 것이다. 그만큼 상대의 약점은 자신에게 이점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니다. 약점 캐러 다니는 꼴은 좋게 보이지 않는다. 치사하게 보인다. 왜? 그것이 상식을 가진 보통사람들의 정서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못된 습성이라고 할까. 싸움 구경과 불구경이 재미가 있다고들 한다. 하긴 철부지 때 불났다 하면 거리 불문하고 달려가 구경했다. 지금처럼 소화기도 없어 물통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사람들을 보고 재미있다고 구경을 했으니 어린 나이라도 한심하다.

정치판에서 멋진 경쟁은 좀처럼 볼 수가 없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살지만 국회의원 떨어지면 병신 된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 병신되지 않기 위해 죽기 살기로 덤빈다.

그런데 떨어진 사람에게는 섭섭하지만 처음부터 싹이 노란 후보가 있다. 본인 앞에서는 차마 말을 못하지만 돌아 서면 저 친구 왜 나왔지 하고 딱해하는 친구들도 있다. 첫술에 배부르랴고 겸험삼아 나오는 후보도 있다고 하지만 뒷바라지 하는 가족들은 죽을 맛이다.

그러나 어쨌던 출마를 했으면 비록 지더라도 당당하게 겨뤄야 한다. 정치판에 발을 드려놓자 마자 못된 것부터 배워서 모략이나 일삼고 근거 없이 상대 비방이나 일삼은 후보는 본인을 위해서나 나라를 위해서 백해무익이다.

동지의 등에 총 쏘는 정치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말이 정치판에는 있다. 그러나 현재의 동지만은 있을 것이다. 공룡과 같은 적군을 맞아 비장한 각오로 싸워야 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동지들 간에 단결이다. 지금의 야당과 새누리당이다.

옛날 어떤 정치연설장에서 들었는데 연사는 상대방 칭찬만 늘어 놨다. 그리고 맨 끝에 하는 한마디. ‘그래도 제가 아주 조금 났습니다.’ 웃음이 터졌다. 밉지 않았다. 그날 연설은 점수를 땄다. 듣기에 좋았다. 욕보다는 칭찬이다. 더구나 한 배를 탄 동지가 아닌가. 비판을 해도 금도가 있어야 한다.

손학규가 문재인을 비판하는데 이번엔 방송에 나와 문재인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고 ‘필패론’ 까지 거론했다. 설득력이 있는 이유가 있다면 그래도 괜찮겠는데 근거 없는 비판이다.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 그러는지 이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듣는 사람들이 손학규를 어떻게 생각할지 민망하다. 손학규 역시 문재인 김두관과 함께 야당의 소중한 자산이다.

서로 정책으로 경쟁하며 당당하게 후보 경선에 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무 근거도 없는 상대방 상처내기로 헐뜯는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그래서 지도자들의 말 한마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맞는 것도 한 두 대지 계속 얻어터진다면 누가 가만히 있겠는가. 서로 주고 받으며 상처를 내면 그걸 보며 좋아할 사람은 누구일까. 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란 반드시 적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더라도 아군에게 타격을 주는 것은 분명한 이적행위다. 그런 손학규를 누가 칭찬할지 궁금하다.

많은 대통령 출마자들이 나타난다. 저마다 깊은 경륜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국민에게 보이고 판정을 받으면 된다. 국민이 심판인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다, 국민들은 새롭고 다른 정치를 원하고 있다”

“국민들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더 바라지 않겠느냐”

문재인 쪽의 반응은 이 정도다. 지금 설사 여론지지율에서 좀 뒤진다 해도 진심으로 국민을 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자신의 정치적 능력을 보여준다면 국민들이 얼마나 신통하게 볼 것인가. 여론 금방 올라간다. 이건 비단 손학규의 경우만이 아니고 어느 후보라도 모두 갗춰야 할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요지부동인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는 알게 모르게 엄청난 지원을 받고 있다. 어버이 연합과 뉴라이트, 들어 내놓고 야당을 까대는 조중동을 비롯한 신문매체와 방송들. 그야말로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다. 힘을 모아 새누리당과 투쟁을 해야 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아군에게가 아니다. 정정당당하게 정책으로 겨루는 후보. 국민들은 그런 후보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바로 그것이 대통령이 되는 길이다.

근거 없는 비방과 비열한 음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추한 행동을 한다면 그 후보는 틀림없이 버림 받을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기명 이기명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