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세습ㆍ교회사유화 각성해야"

이대우 기자 / / 기사승인 : 2012-07-10 1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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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사유화와 공공성' 심포지엄서 공익재단 설립 필요성 제기
[시민일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기독교의 사유화와 공공성’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국기독교학회(회장 채수일 한신대 총장)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선교훈련원, 한국크리스챤기자협회(회장 황승영) 등이 공동주최한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행사를 마치기 직전 선언문을 통해, 한국교회의 공공성을 세우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과 기독교 공익재단 설립 필요성 등을 제기했다.

10일 주최측에 따르면 이날 참석자들은 “한국기독교는 기업화, 사당(私黨)화, 기복화, 주술화돼 가는 아픔을 고백하고, 즉시 성경으로 돌아가, 성경적 삶을 실천하고 고백하는 행동적 지침을 마련하고 영적 회복운동과 각성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주최측 관계자는 “심포지엄은 목회자 세습과 교회재정의 개인적 전용, 교직의 사당화에서 나타나는 교회의 사유화 뿐만 아니라 기독교 사립학교·찬송가공회 등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상징하는 공공기관들까지 특정 개인이나 단체로 소유와 지배가 넘어가는 연합기관의 사유화가 사회적인 쟁점이 되고 있다는 인식에서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기조발제를 맡은 크리스챤기자협회 황승영 회장은 “기독교인들은 ‘예수를 팔아서 나를 영화롭게 할 것인가, 나를 팔아서 예수를 영화롭게 할 것인가’ 하는 선택에서 분명한 가치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대형교회 목사직 승계와 해외 선교지 재산의 사유화, 연합기관의 공교회성 위기 등 한국기독교의 현실을 지적했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우리 교회가 외형적 성장에만 집착하는 개교회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데서 한국기독교 사유화의 원인 있다”며 “최근 기독교 가치관이 무너지고 한국사회 특유의 특성이 자리하게 되면서 이런 기관들이 특정한 집단, 특정한 인물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사유화돼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초기 선교사들은 교회와 학교, 기관을 설립하면서 개인 소유로 보지 않았고 한국교회의 자산으로 여겼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달 12일 서울 충현교회 설립자인 김창인 원로목사는 “자질이 없는 아들을 목회자로 세우는 무리수를 둬 하나님과 교인들에게 상처를 줬다”고 고백한 뒤 이를 회개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대우 기자 ksykjd@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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