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김두관의 오판과 비젼

이병익 / / 기사승인 : 2012-07-11 1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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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 정치칼럼니스트/ 평론가

필자가 주목해왔던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드디어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그를 주목하게 된 이유는 대통령후보로서의 자질에 대해서 의심을 하지 않았고 그 정도의 자질이면 대권에도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지금 민주당의 여타후보와 비교해서 스펙도 훌륭하고 도정운영을 보면서 국정도 능히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번 출마가 첫 번째 도전이기도 하고 참신성과 도덕적인 면에서도 후하게 평가를 내릴 수 있었다.

이렇게 피상적으로 좋게만 보이던 김두관 후보가 출마 직전의 발언들과 출마의 변을 보니 노회한 정치꾼의 발언과 별로 다를 바 없는 구태의연한 정치공세를 들고 나오는 것으로 보이니 실망도 보통이 아니다. 상대로 예상되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이 지나치다는 느낌을 받는다.

민주당 지도부와 다른 후보들의 주장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인신공격성 발언과 구호성 발언을 보면 김두관 캠프의 정치적 한계를 보는 듯해서 김두관 후보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다.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 '5·16 군사 쿠데타를 구국의 혁명이라고 주장하는 반 헌법적 인물' '독선과 불통으로 이명박 정권보다 더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져올 인물' '미래가치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과거의 그림자'라고 규정했다.

전략적으로 박근혜와 대적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각을 세워야 한다는 뜻은 좋으나 박근혜를 음해하고 죽이기를 시도한다고 해서 김두관의 지지가 높아진다고 생각했다면 오판이다. 김두관이라면 국민지지도 40%가 넘는 박근혜에 대해서 존중부터 하고 자신의 비젼을 펼쳐나갔어야 했다. 도둑의 억지심보가 아니라면 박근혜를 지지하는 국민을 모독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민주당의 여타후보가 이런 말을 했다면 필자는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희망을 가져 보았던 김두관 후보가 인신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심각한 자질문제를 들춰볼 수밖에 없었다.

김두관 후보는 출마의 변에서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이곳 땅 끝에서, 민족의 번영과 도약을 위해, 내게 힘이 되는 나라, 평등국가를 만들기 위해, 제18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고 했다. 평등국가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참으로 추상적인 표현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오해인지 모르겠으나 좌파국가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평등이라 함은 계급적인 평등, 경제적인 평등, 사회적인 평등이 떠오르는데 어떤 평등국가를 만들려고 하는지 궁금하다. 우리사회가 계급적 평등이나 사회적 평등은 이루어졌거나 향상되어 불편함이 없을 정도이고 경제적 평등은 개인의 능력과 관계가 있는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질서인데 민주주의의 질서를 파괴하고 경제적인 평등을 이루겠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평등국가'라는 용어는 적합한 용어가 아닌 것이다. 평등 대신에 정의라는 단어가 더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주의, 공산주의 국가에도 평등이란 단어는 낯선 단어가 되어 버렸는데 민주주의가 만개한 이 땅에서 평등이라는 단어가 쓰임새가 있는지 모르겠다.

김두관 후보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합리적인 정치, 목민관의 위민주의, 조급한 한건주의가 아닌 계통적, 단계적인 발전의 가치, 신세대의 다양한 욕망해소를 위한 다원주의 정치를 대권도전의 변으로 삼아야했다. 이러한 가치에 적합한 인물이 김두관 이라는 것을 보여줘야만 했던 것이다.

대한민국의 흐르는 역사의 물결을 거부하거나 비판만 해서는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5.16이 혁명인지 쿠테타인지 그걸 정의하는 것은 시간낭비다. 5.16의 효과가 부정적인 것만 있는지 긍정적인 것이 더 큰 것인지 이런 점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이다. 국민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지금보다 더 잘 할 것인지 김두관이 대통령이 되면 더 잘 할 것인지 이런 점에 더 관심이 많다.

그러므로 과거를 물고 늘어지는 선거 전략보다는 미래를 말하는 선거 전략으로 나서기를 바란다. 김두관이 민주당의 여타후보와 다를 바가 없다거나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기를 바란다. 박근혜의 지지율 상승의 원인을 살펴보고 자신의 비젼을 밝혀서 김두관 후보가 더 나은 이유를 국민에게 설득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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