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마나 진실할까?

이기문 / / 기사승인 : 2012-09-06 15: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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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문 변호사

(이기문 변호사) 세상을 살아 온지 벌써 60년이 된다. 옛날 같으면 이제 은퇴하고 시골에서 자신의 삶을 반추해보면 살 나이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나는 세상을 향하여 소리친다.

정직과 진실이 우리 삶의 표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돌아서서 나 홀로 있게 되면, 넌 얼마나 진실하고 정직한가를 되물어 본다.

세상 사람들이 하도 거짓말을 잘 하고, 다른 이들을 속여 먹는 세상이어서 자신에 대한 이러한 질문은 곧잘 생략하기 싶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이러한 반문은 더욱 가슴을 찌른다.

정치인들이 거짓말하고, 법조인들이 돈벌이에 나서고, 교육자들도 온갖 부패에 휘둘리고, 종교인들은 아들에게 세습시키고, 의사들조차 돈벌이에 앞장서고, 기술자들은 자기 기술이 아닌 남의 기술을 도둑질하고, 기업인들은 돈이 되는 일이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 세상이다. 물질지상주의가 가져온 풍속도이다.

이런 세상에서는 아마도 정직하고 진실한 사람들이 오히려 외눈박이 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모두 비정직하고 진실하지 않는데, 왜 나만 진실하고 정직해야 하느냐라는 식이다. 이것이 오히려 두 눈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2012년은 우리 민족에겐 아주 중요한 해다. 중대한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 해이기에 그렇다. 진실하고 정직한 사람이 흔하지 않는 세상에서 그럼 난 어떤 사람일까를 되물어 보는 일은 그래서 의미 있는 일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비겁한 말과 행동을 하기도 했고, 자신의 육체의 정욕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이 눈을 감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했다. 진실을 가지고 달려들었을 때 그냥 조용하게 지내는 것이 어떻겠냐는 되물음을 받기도 했다.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물이 깨끗하면 물고기가 살 수 없다고 말이다. 젊은 시절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강한 저항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말이 수긍이 간다. 왜 일까? 나 자신이 그만큼 비겁해지고, 더러워지고, 이욕적이고, 정욕적으로 변해버렸으며 추악한 모습이기 때문이 아닐까?

매스컴이 발달이 돼서, 많은 사람들의 부정과 비리, 스캔들, 투기, 부패 등이 언론에 나올 때면 세상이 온갖 범죄세상으로 되어 버린 듯한 착각이 들고, 그리고 자신에 대한 되물음으로 돌아왔을 때 그것은 착각이 아니라 내 자신이 범죄 세상의 주역임을 보게 된다.

성서에 보면,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은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다고 했다. 우리가 어두운 데서 말한 모든 것이 광명한 데서 들리고 우리가 골방에서 귀에 대고 말한 것이 집 위에서 전파된다고 했다.

세상에 공표되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깨끗해진 것도 아니며, 세상에 알려졌다고 해서 더러워진 것도 아니다. 세상살이를 하기위하여 더러워져야 하는 세상임을 알면서도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특히 정치인들이 깨끗한 사람들일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내가 지지하지 않는 사람에 대하여는 약점을 파고들고, 내가 지지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강점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정치인이든, 법조인이든, 교육자이든, 기업가이든 아니면 근로자이든 상관 없이 자신에게 진실하고 정직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정치인은 나라의 운명을 짊어지는 사람들이니 만큼, 자기 자신에 대한 도덕적 의무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가혹하다고 생각하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

여당 지도자나 야당 지도자나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사고에 대하여 국민들의 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도 마음속에 있는 자신의 진실과 정직성을 드러내야 한다.

사회현상에 대하여 다른 사람의 탓을 하기 이전에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를 먼저 밝혀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사고가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지적해야 한다.

자신의 진정성을 전달해야 한다. 자신이 얼마나 정직하며 진실한지를 말이다. 국민들은 이제 정말 지쳤다. 나도 내 자신에게 지쳤다. 이제부터라도 진실하고 정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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