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의 교훈

이기문 / / 기사승인 : 2012-09-13 16: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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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문 변호사
(이기문 변호사) 롬니는 오늘 현재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다. 그가 리비아 주재 미 영사관 피습과 관련하여 오바마를 공격했다. 그의 공격의 내용은 ‘오바마 정부의 첫 번째 대응이 너무 늦었고 공격을 감행한 자들을 동정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대통령 후보로서 상대방 후보를 정당하게 공격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러나 롬니의 이 같은 공격에 대하여 그 반응은 너무나 싸늘하게 되돌아왔다. 공화당은 물론 미국의 보수층으로부터 심한 비난을 받았다. 그 이유는 국가 위기 사태를 자신의 선거에 이용했다는 것 때문이다.

국가의 위기 상황에 대하여는 여야를 떠나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인들의 생각이다. 그것이 미국적 애국심이었다. 그런데 이 같은 롬니의 비판이 오히려 롬니를 위기로 몰아버린 결과가 되었다.

국가가 위기에 처하면 실제로 여당과 야당이 따로 있을 수 없다. 그 같은 위기 상황을 자신의 선거에 이용한다는 것은 사실 소인배들이 하는 짓거리다. 롬니는 리비아 주재 미 영사관 피습으로 외교관 4명이 사망한 사건을 두고 오바마의 중동외교정책의 실패로 규정했다. 하지만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논평을 날렸다가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로 그 반응이 차갑게 돌아 온 것이다.

실제로 롬니는 트위터와 기자회견을 통해서 ‘정부가 (표현의 자유 등) 미국의 가치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끔찍한 일로 "절대 정도(正道)'가 아니다."’ 라면서 오바마를 비난했다. 그는 공화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연설에서도 ‘아직 전쟁을 수행 중인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7만5천여명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민주당으로부터 ‘국가안보를 말할 자격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공화당 최고위층과 보수 진영에서는 이 같은 롬니의 태도에 대하여 단호하게 비판했다. 국가를 위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미국 보수 층들의 애국심이 그대로 발동한 것이다. 결코 자신이 소속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라고 할지라도, 국익에 해하는 공격을 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그들의 국가관과 애국심에 대하여는 고개숙여진다. 진심으로 존경받을 만하다. 그들은 이러한 이유로 오바마를 공격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정치적인 이익과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감행하는 한국의 정객들과 비교하여 볼때, 부러운 마음이 든다. 국가의 이익과 정당의 이익이 일치하지 않을 때, 먼저 국가의 이익을 생각하는 미국인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애국심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한국적 정치현실에서는 정당차원의 이익과 배치되는 국가적 위기 상황이 다가오면 우선 상대방 당의 실수로 인한 것이라고 공격하는 모습이 통상이다. 국가적 중대사나 국가적 위기, 또는 국가가 역사로 확립한 사안들에 대하여 섣불리 자신의 입장에서 정리되지 않는 의사를 표시하는 한국 정치의 지도자들을 지켜보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는 왜 미국의 보수층과 같은 진정한 애국심이 발휘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정말이지 정치인들은 신중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치적으로 국가적 위기를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보수층과 공화당 고위 층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오바마를 지지했어야 한다고 충고한 것이다. 정치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애국적 견지에서 접근해서 발언을 했어야 한다는 저들의 성숙한 태도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오바마의 지적대로, 어떤 말을 하려면 사실에 근거하는지 확인해야 하고 말하기 전에 그 말이 가져올 결과를 생각해야 한다. 한국정치인들에게 주고 싶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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