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출마선언, 아쉬운 점 몇 가지

이기문 / / 기사승인 : 2012-09-24 16: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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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문 변호사

(이기문 변호사) 안철수 교수가 마침내 2012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이 안철수의 출마여부를 하루 속히 밝히라고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타임테이블에 맞추어 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먼저 국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음을 고백하면서 시작했다. 출마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의견은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었다는 점, 그 고통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는 점, 그 희망의 끈으로부터 안철수 교수는 힘과 용기를 얻었다는 점,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문제는, 첫째,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가 문제를 만들고 있었고, 둘째, 정치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치의 변화를 요구하였으며, 셋째, 정치 초년생에게 다른 정치를 해보자고 요구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리고 국민들이 정치쇄신의 열망을 표현하고 있기에 안철수 교수는 그 열망에 부응하기로 했고, 이에 출마선언의 결심을 했다고 했다. 그것이 이 시대의 숙제이며, 자신이 이 숙제를 감당하려고 한다는 내용이다.

그는 정치개혁은 선거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국민 분열을 야기하는 네거티브 선거를 배제하겠다고 했다. 네거티브 선거는 미움과 분열을 야기할 것이며,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선의의 정책경쟁을 통하여 분열과 미움이 아닌 화해와 통합의 의미가 있는 선거를 해보자는 이상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것이 바로 국민들이 열망하는 정치 쇄신의 한 단면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치 초년생이기에 조직도 없고, 세력도 없지만, 채무도 없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당선 이후 자신이 하게 될 공직인사의 기준을 제시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정치쇄신의 열망을 떠안지 못할 세력을 낡은 체제로 분류하고, 국민의 열망을 미래가치로 분류했다.

낡은 체제와 미래가치 체제와의 싸움으로 이번 대선을 몰아가겠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이다. 국민의 열망이전의 체제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는 단호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정치의 교체를 주장했다. 이와 같은 정치의 교체가 대한민국의 경제의 체제를 바꾸고, 평화체제로 바꾸어야 하며, 이러한 정치의 변화는 결국 지도자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그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그의 출마선언을 듣고 난 다음에 느낀 아쉬운 점이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그의 출마의 배경에는 온통 세상을 통합과 덧셈의 논리로만 보고 있다는 맹점이 있다. 세상에는 이해관계가 다르고, 의견이 다르며, 서로 지향하는 목표점이 서로 다른 세력들이 존재한다.

그러한 세력들을 모두 하나로 모이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때로는 나누기 정치를 해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둘째, 기존의 정치제체를 온통 낡은 체제로 규정했다는 맹점도 있다. 어떠한 부분이 낡은 것인지를 더욱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제시하는 원숙함이 없었다. 기존의 정치 중에서 쇄신해야 할 것, 반드시 변화되어야 할 것 등을 명확히 했어야 했다.

셋째, 더 나아가 현 정권의 교체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 지난 5년의 정권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았다.

오직 고통을 받고 있는 국민들의 이야기만 나열했다. 자신은 분명 여권의 후보가 아니라 야권의 후보임을 분명하게 선언하는 선명성을 보여주었어야 했다.

넷째, 그는 온통 국민을 위한 세상과 정치를 하나라고 보고, 하나인 국민들을 분열시키지 않고, 하나로 통합해보자는 구상만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정치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분석이다. 그의 열망에는 공감하지만, 아쉬운 대목이다.

다섯째, 낡은 체제의 중심에 서 있는 후보가 있는지 여부를 더 분명하게 선언해야 했다. 자신이 주장한 낡은 체제의 중심에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있다는 것인지, 그리고 그들이 모두 정당을 혁신하고 이에 국민들이 동의하면 문재인 뿐만 아니라 박근혜와도 단일화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인지 등의 문제에 대한 언급도 했어야 했다.

여섯째, 야권후보인 문재인 후보와의 관계에 대하여 더욱 구체적인 언급을 할 필요가 있었다. 문재인 후보의 정당혁신과 인적 쇄신 등의 과정이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게 되면, 단일화를 할 수 있다는 언급이 이루어졌는데, 이 문제는 선문답으로 할 것이 아니라, 더욱 구체적인 대안을 내어놓았어야 했다.

추상적인 어법을 사용하는 것도 낡은 정치의 한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분명하게 단일화에 대한 자신의 진심을 보여 주었어야 했다.

안철수 후보의 정치열망에 대한 반응은 충분하게 긍정적으로 바라다 볼 수 있다. 그리고 퍽이나 다행한 일이다. 정말로 용기가 있는 행동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그 결심에 따른 자신의 진심을 더욱 분명하게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진정성이 아쉽다는 판단이다. 그의 성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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