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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문 변호사) 안철수후보의 정책이 발표되었다. 7대 정책 비전이다. 안철수 후보의 정책 발표문은 한마디로 국민들이 꿈꾸는 정치에 대한 이상을 표현했다. 정치가 바뀌어지고, 경제가 바뀌어지고, 대한민국이 바뀌어지는 국민들의 바램을 적었다.
그는 낡은 체제를 극복하겠으며, 미래로 가면서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모든 국민과 함께 가겠다고 했다. 소수 기득권의 편만 들던 낡은 체제를 끝장내고 싶으며, 그 시작이 정권교체라고 선언했다. 부정과 불의, 낡은 체제와의 전쟁 선언인 것이다.
아울러 정치혁신을 외쳤다.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를 더 들어야하고 청와대는 더 낮아져야하며, 국회는 특권을 버리고,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이 제일 위에 있고, 그 다음이 국회이며, 제일 낮은 곳에 대통령과 정부가 있어야 한다고 표현했다. 이것이 헌법정신이라고 정리했다.
아울러 정치인은 모든 이권과 단절해야 하고, 또 모두에게 공정해야 하며, 조직화된 소수보다 힘없는 다수의 편에 서야 한다고 했다. 공직자의 독직과 부패에 대한 처벌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감사원장은 의회의 추천을 받겠다고 했으며, 아울러 대통령의 사면권은 국회의 동의를 거쳐서 행사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국회 개혁안에 대하여는 국회가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특권과 독점을 묵인하고 조장하는 정책은 폐기하거나 조정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동안의 정치과정에 대한 비판과 안철수 후보의 의지를 표현했다.
그리고는 바꾸고 싶은 정치의 과제를 (1) 문제가 아니라 답을 주는 정치, (2) 개인과 기업이 함께 성공하는 경제, (3) 모든 가능성이 발휘되는 사회, (4) 부담 없이 결혼할 수 있는 나라, (5) 인간 존엄성을 지켜주는 나라, (6) 다음 세대를 위한 사회, (7) 강하고 당당하고 평화로운 한반도로 설정했다.
어쩌면 국민들이 원하고 바라는 세상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의 과제를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가 어떻게 실현을 담보해낼 수 있을까?
그에게는 제도 개혁에 필요한 국회의원이 단 한 사람도 없다. 어쩌면 우리 같은 정치의 이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지금 현재 그의 곁을 지키고 있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과연 그의 구상처럼 그 과제들을 자신을 지지하는 국회의원이 한 사람도 없는 상태에서 실현해 낼 수 있을까?
그러기에 그의 비전 제시는 그야말로 정치의 이상을 표현한 것에 불과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면권만 하더라도 그렇다.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가정하자. 과연 사면을 해주어야 할 사람들이 각 정당에 널려 있을 텐데, 그들을 향하여 누구는 빼고, 누구는 넣고 등등을 요청하면서 국회동의권을 행사하는 경우엔 또 어떻해 해야 할 까?
현재 새누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입맛대로 사면권이 행사하는 기현상을 초래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안철수 후보가 당선되고, 새누리당이 야당으로 돌아서면,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안철수의 생각대로 과연 협력할까? 재벌, 보수 언론, 관료, 군부, 법조계, 학계, 교육계 등에 뿌리 깊에 박혀 있다는 보수 진영의 등쌀을 외면하고 과연 안철수의 요청대로 그들이 움직여 줄까?
대통령의 개혁 시도를 사사건건 좌절시킬 것이다. 현실적으로 민통당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민통당의 입맛에 맞지 않는 정책이 나올 때마다, 안철수를 괴롭힐 것이다. 이상은 누구나 동의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비정한 법이다. 민통당과의 후보 단일화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를 치루어 승리했을 경우, 이러한 점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다. 행여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여 승리하였다면 민통당의 요구조건을 더 들어주어야 하는 문제도 생겨난다.
어디 정치의 과제만일까? 낡은 체제의 극복을 위하여 외치면 새누리당은 필사적으로 저항할 것이다. 정수장학회의 국정조사, BBK사건의 진실, 천안함 침몰의 원인, 장준하 암살 의혹, 4대강 사업 비리, 이명박 정부의 종편 장악과정, 인권위의 형해화 등 많은 국정 과제들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되면, 과연 안철수후보의 생각대로 정치개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을까? 안철수의 상식만으로, 그리고 국민들의 상식만으로 정치개혁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100% 없다.
공수처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새누리당이 반대할 것이다. 검찰이 반대하기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개정 입법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될까? 대통령이 된 안철수는 언론에 호소할 뿐이고, 마침내 보수 언론이 이를 외면하기라도 하면, 과연 안철수의 온전한 정치개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을까? 안철수의 상식이나 국민들의 상식만으로 정치개혁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안철수의 정치 현실이다. 그러므로 설령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실패할 것이다.
안철수의 이상은 어디까지나 국민들의 이상이기도 하지만, 그 실현 방법이 현재로서 꿈만 같은 것들이다. 독재권력을 가지고 있다면, 다시말하면 수권독재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혹시 5년의 임기내에 정치개혁을 이룰 가능성이 1% 정도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수권독재정권은 태어날 수 없지 않은가?
여야 국회의원들이 안철수의 상식과 일치한다고 해서 과연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제 우리 국민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무수하게 쪼개져 있다. 그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이 그렇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5년 안에 안철수 후보가 할 수 있는 정치개혁에 대한 전망은 그렇게 밝지 않다.
이제 후보로서 전국을 다니면서 국민들의 열망과 이상만을 바라보지 말고, 정치 현실에 들어와, 구정물 같은 정치 현실의 세계를 어떻게 다독이고 그 개혁을 시작하는 큰 걸음을 어떻게 뗄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5년간 만 개혁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10년, 아니 20년이나 그 이상이 걸리더라도 국민들이 원하는 이상의 정치는 끊임없이 개혁되고 진화되어야 한다. 그러ㅁ로 정치의 개혁은 혼자서는 할 수 없다. 대통령 혼자서는 결코 할 수 없다. 그에겐 그를 도와 줄 국회의원들이 필요하다. 단순한 이상만을 가지고 정치 이상을 실현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를 뒷받침할 현실적인 국회의원들이 필요한데, 그 확보방법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그의 구체적인 방법의 제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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