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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시사평론가) 앞일은 얘기하면 귀신도 웃는다고 했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하니 정치 생명 역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생명체다. 정도를 가는 게 후회 없이 사는 거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이니 살아 있을 때 정당히 요령 부려 잘 살면 된다고도 한다. 사실 오늘의 현실에서도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많고 특히 정치판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그렇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래서 정치 불신이 오고 정치는 개선될 줄 모르고 국민들은 정치개혁을 주장한다. 그러나 역설적인 것은 정치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이 가장 기본적 정치개혁인 투표에는 시큰둥이다.
대통령 선거가 두 달여로 가까워졌다. 세 후보는 당선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우린다. 새누리당이야 후보가 하나니까 겉으로 속은 편하다. 수많은 악재가 존재하지만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야권의 경우는 그렇지가 않다. 3자 대결시에 필패라는 국민들의 상식이 무겁게 어깨를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해결의 방법은 단일화 뿐이라고들 하는데 단일화에는 상대가 있다. 지지율도 엇비슷하다. 어느 후보도 내가 포기할 테니 당신이 잘 해라, 하고 물러날 수가 없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역시 해답은 불투명하다.
안철수 후보는 민주당이 정치쇄신을 먼저 하라고 한다. 국민의 동의가 먼저라고도 한다. 정치쇄신은 민주당을 모두 뜯어 고치라는 것인지 국민의 동의라는 것은 무엇인지 아리까리하다.
민주당은 무소속 후보의 한계를 지적한다. 안철수 후보가 말하는, 대통령에 당선된 후 여야 양당을 찾아 설득시키면 충분하다는 주장에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
서로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단일화는 환상이라는 말이 나오고 새누리당의 히죽이며 웃는 모습이 떠오른다. 아마 그들은 믿고 있을 것이다. 단일화는 환상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환상은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른바 친노라고 하는 3명이 문재인 선대본부에서 사퇴했다. 친노 3철이라고 해서 실세라고 불리던 전해철, 이호철, 양정철이다.
이들의 공과는 모르겠으되 안철수가 말하는 정치쇄신에 이들의 퇴진도 포함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게 아니고 이거다 하고 안철수가 정치쇄신의 실체를 제시한다면 좋을텐데 그건 어려울 것이다.
당에서도 2선 후퇴를 고심하는 간부들이 있다고 한다. 그 역시 정치쇄신의 일환이다. 순수한 의미에서 2선 후퇴라면 모르겠으나 당권을 둘러 싼 또 다른 권력싸움이라면 정치쇄신은 고사하고 국민들의 외면을 면치 못할 것이다.
국민이 모를 줄 알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정치인들의 일그러진 행태가 국민으로 하여금 정치판을 읽는 도사로 만든 것이다.
가장 옳은 해답은 야권후보들과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정도를 가는 것이다. 지지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 자리 할 생각은 나중에 해도 된다. 김치 국부터 마시다가 그릇 깨고 만다.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이 대다수라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견고한 세력들과 싸워 이기는 길은 단일화뿐이다. 양 쪽이 모든 것을 다 비운다움에 단일화에 임해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스님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는 것은 다들 안다. 다른 사람의 조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머리를 깎으라고 대 주는 일은 본인들이 해야 한다.
지금 시민사회의 원로들이 단일화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고 가까운 시일 안에 방법을 제시한다고 한다. 이 분들이 머리를 깎아주는 역할을 한다.
100% 만족한 일이란 있을 수 없다. 50% 씩만 만족할 수 있다면 최상이다.
누가 억지 주장을 하는지 국민은 다 알고 있다. 억지주장으로 패배를 자초한 세력은 역사의 죄인으로 만든다. 단일화는 환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자.
환상은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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