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내정자가 지난 3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지(WP)를 통해 “현재 한국의 정치적ㆍ기업 환경은 ‘아웃사이더’인 나를 밀어냈다”며 자신의 낙마에 대한 섭섭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 전 내정자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지에 실린 자신의 기고문을 통해 “그동안 정치에 대해 단 한 번도 진지하게 관심을 기울여 본 적이 없었던 제가 단 번에 장관직을 수락했던 것은 순진한 결정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변화에 강하게 저항하는 정가와 관가 및 일부 재계에서는 당연하다는 듯이 저의 장관직 임명에 대한 반대의사를 나타냈다”며 “인터넷은 물론 주류 언론들까지 마녀사냥과도 같은 독설로 가득 찬 반응들을 쏟아냈다. 저는 그렇게 중상모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는 저를 스파이라고 몰아세웠고 제 가족들도 그들에게는 만만한 대상이었다. 제 아내는 매매춘에 연루됐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며 “이처럼 괴상한 경험들의 혼돈 속에서 제가 느낀 감정은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 대한 저의 사랑은 깊고 강하다. 미국에서 얻은 축복에 늘 감사한다. 바로 이것이 7년간의 미 해군 복무를 비롯해 미국이란 나라에 헌신했던 이유”라면서 “제가 태어났던 나라 또한 항상 사랑해왔고, 바로 이 점 때문에 박 대통령의 부름에 한 달음에 달려간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에 대해 “'아시아의 호랑이'로서 제가 이룬 모든 성취는 남한 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 과제와도 일치한다”며 “천연 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그동안 근면한 국민들과 끈질긴 기업들의 노력으로 수출 주도의 경제 국가로 성장해왔지만 겉으로 보기에 계속되는 약점들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10대 대기업들은 국내총생산(GDP)의 80%를 차지하면서도 고용의 6%만을 담당하고 있다며 이는 가격경쟁률 유지와 무역 파트너 회유를 위해 생산을 해외로 이전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21세기 가장 성공적인 국가와 경제는 국적과 관련한 낡은 편견을 넘어 설 수 있는 곳”이라며 이를 위해 출신과 관계없이 전문가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이주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후보는 “한국도 늦지않게 이같은 나라로 부상할테며 그 과정에서 미래창조과학부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제가 던지는 경고 속에서 대한민국 사람들이 후세에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국가적 유산을 수용하기 위해 보다 건설적인 길로 나아갈 씨앗을 찾기를 바랄 뿐”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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