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국회의원] 인간답다는 건

홍문종 /   / 기사승인 : 2013-06-02 15: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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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종 국회의원

국민 건강을 위협하면서까지 먹거리에 농간을 부리는 이들의 파렴치함이 연일 뉴스의 타임라인을 넘나들고 있다.


말린 해삼을 가성소다에 불렸다고 해서 놀란 일이 얼마 전인데 갈수록 태산이라는 생각이다.


돈벌이가 된다는 얄팍한 계산이 나쁜 용도의 기술적 진화를 추동하며 인간 막장의 길을 선택하게 한 혐의가 짙다.


가짜계란까지 만들어 내는 가공의 기술로 국제사회에서 짝퉁천국이라고 조롱거리가 되던 이웃나라 못지않은 우리의 실체 앞에서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이게 과연 OECD 국가로서 세계의 중심을 향하는 내 조국의 모습인가 싶은 생각에 자괴감이 앞선다.


대한민국의 반듯한 이미지를 잃어버리게 되는 건 아닌지 조바심이 이는 것도 사실이다.


생각 같아선 인간의 본성을 되찾는 국민각성운동이라도 들고 나서야 하지 않을까 싶다.


불량 인간들의 어처구니없는 행각에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개나 돼지의 사료용 찌꺼기로 육수를 만드는 것도 모자라 오물범벅 닭 내장을, 100t 세탁기로 세척해 시중에 유통시켰다. 원가절감이 주는 유혹에 빠져 치명적 독성을 알면서도 공업용 빙초산으로 맛을 냈다. 특히 유명 설렁탕 체인점 업주는 가중처벌로 다스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유통기한을 조작한 축산물로 고객을 속인 것도 문제지만 고객의 신뢰를 배신한 뻔뻔함은 그 어떤 처벌로 추궁해도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평소 인간의 근본적인 한계를 알기에 죄는 미워하되 사람에 대한 미움을 갖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주변인들의 불완전한 처신이나 도발에 평정을 잃지 않고 비교적 관대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하지만 먹거리 파동을 일으키는 ‘인간 불량품’을 대하는 마음은 다른 것 같다.


자꾸만 인색하고 뾰족한 마음이 되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그만큼 분노가 큰 탓이다.


결국은 인간의 탐욕이 문제라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외면만 할 수 없기에 또 다시 희망을 걸고 방법을 찾고자 용기를 낸다.


따지고 보면 인간만큼 변화무쌍한 다양성으로 스펙트럼을 구사할 수 있는 대상도 드물다. 그런 만큼 최악과 최선의 차이가, 또한 상처가 깊고 클 수밖에 없다. 성자와 악마의 공존도 인간의 영역에서만 가능한 일이지 싶다. 실제로 인간을 상하게 하는 이도 인간이고 또 그 상처를 치유하는 손길도 인간에서 비롯되는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된다.


이런 연유로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얘기는 결코 공연스럽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런 관점에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의지가 우리에게 더 없이 소중한 가치다. 인간이 인간이기를 포기했을 때 어떤 식으로 망가지는지 그동안의 사회적 경험으로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너무도 뻔한 탐욕의 끝을 위해 내건 도박이라면 후회로 점철될 선택이라는 건 기정사실이다.


결국 문제 해결의 답은 사람이 쥐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이끄는 최고의 동력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해 본다.


어떤 이에게는 종교가, 또 다른 어떤 이에게는 예술이, 그런 식으로 명상, 스포츠 심지어 사람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궁합을 동력으로 이끄는 자극이 될 수 있다.


분명 기회를 주는 자극일 터이다.


찰나일 수도 있지만 결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 기회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 자극들을 하나로 묶고 처절한 자기반성이 실천되었을 때만이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자기비전을 구축할 기회를 얻게 된다. 비로소 저마다의 방어기제가 풀리고 최소한의 코드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이후, 그렇게 만들어진 코드를 기반으로 해서 인간으로 인한 폐해를 최소화하고 인간에 대한 이해의 영역을 넓히는 작업이 병행될 때 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을 만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목적에 있어 인생의 방향키를 설정하는 일은 더없이 중요하다.


더구나 그 일이 인간에 대한 작은 통찰만으로도 가능하다면 백번이고 관심을 기울일 가치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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