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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수록, 크게 생각하자’고 나는 다짐해 왔다. 추운 겨울 조난을 당한 등산객들은 손을 부비고 몸을 움직여야 산다. 역경을 만나고 좌절을 겪을 때마다 담대하게 생각하고 과감하게 실천에 옮겨야 한다. 내셔널 지오그라피의 여행자 채널에 ‘Lets get lost'라는 말이 나온다. 광고의 내용을 좀 더 우리말로 옮기면 “여행자 여러분! 길을 잃었습니까? 좋습니다! 함께 길을 잃읍시다!” 이 구절을 이렇게 바꿔본다 “여러분! 고난을 만났습니까? 좋습니다! 더 크게 생각해 봅시다!”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해외동포 기업인들을 무수히 만났다. 5대양 6대주 밀림과 오지와 사막에서 사업을 일구고 살아가는 동포무역인들 즉 ‘옥타(OKTA, 한인무역협회) 회원’들의 손을 잡았다. 그들이 수 십 년 전에 고국을 떠날 때 하나같이 300불에서 1000불 미만의 돈을 가지고 떠났다. 그들 한분 한분이 겪은 고통과 외로움을 어찌 말과 글로 다할 수 있으랴! 그러나 그들은 “어렵더라도 큰물로 가자”고 마음먹고 고국을 떠났을 것이다.
최근에 나는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젊은이들도 만나 큰 자극을 받았다. 물론 이들을 민주당에 영입하고 싶다는 말도 꺼내지 않았다. 혹시라도 그런 제의가 그들의 큰 꿈을 위축시키거나 훼손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였다. 그 젊은이들이 어떤 인생의 결과물을 내 놓을지 나는 모른다. 다만 오늘 그들을 격려하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는 다시 인생을 시작한다면 더 큰물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도전해 보고 싶다. 나의 아이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해 주기를 바라고 권하고 있다. 김우중 회장이 남긴‘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이 생각난다. 그의 삶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그의 삶의 지향은 존중 받아야 한다. 그는 지금 칠순을 훨씬 넘긴 나이에 베트남에서 창업학교를 운영 중이다.
나는 얼마 전 북경에 갔다왔다. 한국 소프트웨어협회의 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이코노미 항공편을 이용해 함께 초청받은 참가자와 한방을 쓰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국내의 열악한 소프트웨어 산업 환경 속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2.2%의 초라한 실적을 가진 우리의 IT강국(?)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가 더 큰물을 찾아간다. 그들을 격려하기 위해 나는 간다. 그들은 아직까지 생존하고 있고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대기업들이 지난 십 수 년 동안 수조원의 전자정부 예산과 공공기관의 발주를 독식하고,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기술과 인력을 탈취하는 가운데서도 그들은 살아남았다. 뒷자리에 앉아 박수라도 치고 심부름이라도 하고 싶다.
15대, 16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 내가 있었다. 그때 대형 S.I.(시스템통합) 발주를 중소 벤처에 맡기면 오라클, 아이비엠, SAP, 마이크로소프트 등에게 다 먹힌다고 강변하는 대기업의 감언이설에 속지만 않았어도....
그때 내가 힘주어 주장하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를 양성해야 하고, 소프트웨어 중. 고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관철하고 실천했더라면....
대기업이 초식동물처럼 생태계를 다 집어 삼키고, 이제와서 소프트웨어 인재 수만 명 양성하자는 주장을 하는 이건희 회장의 다급한 말씀을 듣고 있지 않아도 될 것을....
자책과 반성의 마음을 안고 간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나는 커피 한잔을 마시며, 불경하게도 기도를 올린다. 이제 나는 무엇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창업의 신, 취업의 신이 되어야겠다고...
전 세계 5대양 6대주에 750만 디아스포라(Diaspora)의 씨앗이 이미 뿌려졌고, 이제 한류와 조국 대한민국의 브랜드 파워가 뒤에서 받쳐주고 있지 않은가! 어찌 그뿐이랴! 국내의 수많은 중소 중견기업이 구인난으로 사람을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창업을 위해 그리고 새로운 취업을 위해서라도 먼저 취업하고 견디면서 시간을 갖고 평생직장을 구해 보자고 권하고 싶다. 창업의 길에 3D 직종이 어디 있겠는가?
뛰면서 생각하자! 움직이고 준비하는 자에게 예비 된 축복이 있다. 기다린 자, 준비된 자만이 기회의 잔을 잡을 수 있다. 설혹 성공하지 않으면 어떤가, 결국 이 과정과 도전이 인생인 것을...
사바세계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로 SAHA에서 온 말이다. 이 말의 뜻은 감·인·대 인데, 감은 견딜 堪, 인은 참을 忍, 대는 기다릴 待다. 젊은이들이여 견디고, 참고, 기다리자! 그것이 인생이다. 오늘 나는 감인대 사관학교를 만들어 어려울수록 쫄지 말고, 감인대하자고 소리쳐 외치고 싶다. 어린 여자 골프선수 이일희가 내게 가르쳐준 인생의 교훈을 안고, 나 또한 감인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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