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과 '전시물'

황승순 기자 / whng04@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3-08-12 17: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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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복제품 표기않고 전시

[시민일보] 지난 6월15일 목포시 삼학도에 개관한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의 전시물이 대부분 복제품인데도 표기조차 없어 관람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이 지난 2000년 받은 노벨평화상 메달과 상장, 선정 이유서, 기념주화 등이 기념관 전시동에 전시돼 있으나 대부분 복제품이고, 전시물의 원본은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에 비치된 상태다.


그러나 목포시는 연세대와 협약을 맺은 뒤 복제품을 만들면서 복제품 표기는 하지 않았다.


진품은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김 전 대통령이 퇴임 뒤에 탔던 승용차와 노벨상 수상 당시 입었던 의상을 기증한 것 등 전체 전시물 중 10% 내외에 불과하다.


목포문화연대 정태관 대표는 “모든 전시관의 복제품은 반드시 아래에 복사본 표기를 해야 된다"며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에 있는 전시물에 이 같은 표기가 전혀 없으며 이는 관람객들을 기만하는 행위다“고 비난했다.


또한 전시물 대부분은 김 전 대통령의 독재항거시절 사진과 동영상으로 채워졌고, 밀랍인형 집무실 재현 등이 천편일률적으로 나열돼 있어 식상하다는 지적이다.


시는 이같은 사진 등을 합쳐 전시된 자료가 4830여점에 이른다며 홍보하고 있어 전시장을 찾은 일부 관람객들이 실망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 5일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전시장을 찾아온 주부 강 모씨(50, 목포시 죽교동)는 “김 전 대통령의 과거 행적이나 사진같은 것은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나와 대부분 알고 있는 것들이다”며“아이들이 실제 김전대통령이 타고 다녔다는 자동차와 의상 등 몇 가지에 관심을 보일뿐 특별한 것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태관 대표는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의 무성의하고 초라한 전시물은 목포시 문화예술정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다. 엄청난 예산을 들여 건물을 지으면서 정작 중요한 전시물을 복제품으로 구색을 맞춘 것은 건물을 짓기 위한 방편이었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며 “목포시는 지금이라도 예산을 들여 진품을 구입해 진정한 전시관이 되도록 탈바꿈해야 된다”고 말했다.


목포시 관계자는 “전시물 중 진품은 10% 남짓 될 것 같다” 며 “복제품 표기문제는 절차를 잘 몰랐는데 확인 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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