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대주주들이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가가 하락할 때를 틈타 앞다퉈 주식을 증여하고 있다.
1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가치를 지난 16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1억원 이상을 보유한 미성년자(1993년 8월1일 이후 출생자)는 총 268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243명)보다 10.3%(25명) 늘어났다.
특히 10억원 이상 주식부자는 지난해 80명에서 올해 105명으로 31%(25명)나 급증했다. 1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도 지난해 6명에서 올해 7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957.91포인트에서 올해 1920.11포인트로 2% 가량 하락했다.
이처럼 증시가 약세를 보일 때 미성년 억대 주식부자가 증가한 것은 주가가 하락할 때 증여하면 과표 자체가 줄어들어 증여세 규모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대주주들은 보통 주가가 하락하면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앞다퉈 증여에 나선다.
조사 결과 100억원대 미성년 주식부자 7명 가운데 3명은 GS가(家) 자녀였다.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12세)과 차남(8세)은 이날 기준 각각 445억원, 180억7000만원의 주식을 보유해 미성년자 주식부자 1, 2위를 차지했다. 허 부사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허 회장의 친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의 장녀(13세)도 131억5000만원을 보유했고, 사촌동생인 허경수 코스모화학 회장의 아들(14세)은 64억6000만원의 주식을 갖고 있다.
KCC가 자녀 2명도 100억원대 주식부자였다.
정몽진 KCC그룹 회장의 장남(19세)과 정몽익 KCC사장의 장남(15세)은 각각 172억3000만원, 106억4000만원의 자산을 보유했고, 정몽열 KCC건설 사장의 장남(18세)은 69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염홍섭 서산 회장의 손자(19세)는 부친의 타계로 주식을 상속받아 최대주주가 되면서 159억4000만원을 보유하게 됐다. 구자일 일양화학 회장의 손자(17세)는 120억9000만원의 주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손주 7명(95억~97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차녀(52억원),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의 자녀 3명(11억~42억원),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의 장남(25억원),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의 자녀 2명(10억원) 등이 모두 10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