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된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는 주로 내수부진과 교역조건 개선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올 3분기 이후 나타난 내수회복의 영향으로 흑자폭이 다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KDI가 12일 발표한 ‘최근 경상수지 흑자 확대의 요인 분석’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경상수지 흑자는 GDP대비 5.7%(488억 달러)로 4분기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690억 달러 내외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지난 2000년 이후 평균 흑자규모(GDP 대비 2.6%)를 2배 이상 상회하는 것으로 경기침체로 GDP대비 12.1%의 흑자를 기록했던 1998년 이후 최대 규모다.
보고서는 흑자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세계교역량 ▲교역조건 ▲실질실효환율 ▲내수 ▲경상수지 등 5개 변수로 구성된 구조적 벡터자기회귀모형(Structural VAR)을 적용했다.
그 결과 세계교역량(대외 수요)이 확대되는 경우 수출이 증가하면서 경상수지가 증가하지만 수입수요 확대를 동반하는 내수증가는 경상수지를 축소시켰다.
반면 교역조건이 개선(수출가격 상승률이 수입가격 상승률을 상회)되거나 실질실효환율이 상승(원화가치 하락)하는 경우 경상수지는 확대됐다.
보고서는 “경상수지 분석결과 최근의 흑자 확대는 내수 부진과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내년도 흑자규모는 내수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가운데 교역조건 개선 추세가 멈추면서 500억 달러 초반까지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규모는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세계경제가 개선돼 내년도 교역량이 5% 증가하는 가운데 교역조건이 3% 하락할 경우 510억 달러, 세계교역량이 8% 증가하고 교역조건이 5% 감소할 때 450억 달러, 세계교역량이 2% 늘고 교역조건이 1% 감소할 때는 560억 달러의 흑자가 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경상수지 흑자는 대외적으로 금융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며 “흑자규모가 부분적으로 축소돼도 금융안정성은 크게 저해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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