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현 국회의원] 분단비용과 통일비용, 이제는 기회비용을 이야기 하자

백재현 / / 기사승인 : 2013-12-04 17: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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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국회의원
▲ 백재현 국회의원
“오늘에 있어 나의 유일한 염원은 3천만 동포와 손목 잡고 통일된 조국, 독립된 조국의 건설을 위하여 공통 분투하는 것뿐이다. 이 육신을 조국이 바란다면 당장에라도 제단에 바치겠다”던 김구 선생의 읍고(泣告)도 먼 옛날의 일처럼 희미해졌다.

70년에 가까운 분단의 역사 앞에서 통일을 향한 열망도 식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통일의 당위성은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통일의 경제적인 가치에 주목할 때가 되었다.

한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시장은 얼어붙었고, 성장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한국은 더 이상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다.

이렇듯 어두컴컴한 경제 환경 속에서 통일은 한 줄기 찬란한 빛이다. 통일은 남북 대치상황으로 말미암은 막대한 군사비 지출과 인력 낭비를 줄여줄 것이고, 한국과 유라시아를 잇는 육로를 제공하여 우리의 산업경쟁력을 뒷받침할 것이며,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한국의 기술력과 결합시켜 엄청난 국부를 창출해낼 것이다.

그래서 통일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부에 통일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대정부질문에서는 한국이 분단 상태를 유지할 경우 잠재성장력이 ‘0’이 될 것이라는 OECD의 예측 자료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부에서 ‘분단비용’을 추계해 보았냐는 질문에 통일부 장관이 ‘분단비용 추산은 어렵다’고 대답한 대목에서는 귀를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분단비용의 뜻을 모른다면 나태한 것이고, 알고도 대답을 하지 않은 것이라면 통일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문제가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분단비용이란 우리가 분단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부담해야 하는 기회비용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지출하고 있는 군사비는 물론이고, 통일이 되면 얻을 수 있는 잠재적인 이득까지도 모두 경제적인 기회비용에 속한다.

혹자는 막대한 통일비용을 우려해 통일을 주저하지만, 통일비용만 보고 어마어마한 분단비용은 보지 못한 결과다. 엄밀한 경제적 시각에서 보면, 하루빨리 통일을 이룩해 분단비용을 제거하는 한편 통일비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길이다.

그렇다면 통일비용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해답은 ‘준비’다. 독일 통일은 모범적인 사례로 이해되곤 한다. 통일 과정에서 독일 정치 지도자들의 노력은 본받을 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경제적인 면에서 꼭 그렇지만은 않다. 갑작스러운 통일은 독일 경제에 큰 부담이 되었고, 독일 국민들의 불만은 통일 후에도 계속됐다.

우리는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 보다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통일을 이뤄내야 한다. 치밀한 계산과 사전적인 투자 작업을 통해 통일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이제 통일비용 때문에 통일이 시기상조라는 주장은 명분이 없다. 차근차근 준비해야 통일비용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하나였던 남과 북의 통일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그렇다고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각계각층의 부단한 정치적·사회적 노력과 경제적인 비용을 수반한다.

그러나 통일의 이득이 훨씬 클 것이다.

북한의 동포들에게 자유와 인권의 따스함이 주어짐은 물론, 동족상잔의 전쟁 공포에 시달리지 않으면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

개마고원에서 상쾌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통일을 실감하고픈 마음, 너무도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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