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북한이 9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을 처음 공식 인정했다.
북한 국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발표한 '정치국 확대회의에 관한 보도'에서 장성택에 대해 그가 권력을 남용해 해외 도박장 출입, 외화 사용, 마약 중독 등 부정부패 행위를 일삼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가 여러 여성과 부당한 관계를 맺었으며 호화 식당에서 접대도 받았으며 나라 경제 발전과 인민 생활 향상을 심각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전날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어 장 부위원장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고 당으로부터 출당·제명키로 결정했으며 주변 인물들에 대한 대대적 숙청 작업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 비서는 북한내 2인자로 알려진 자신의 고모부인 장 부위원장의 공식적인 실각을 대외적으로 알리면서 2년 전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장 부위원장의 역할론이 전혀없는 유일 지배체제 공고화를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북한에 대한 전망에서 장성택 실각에 대한 북한 전문가들의 해석은 분분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힘이 약한 김정은이 경쟁자 도전을 막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그의 권력 강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아시아 전문가 브루스 클링너는 "장성택 실각은 김정은의 권력이 고위 간부를 제거할 정도로 공고해졌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장성택 실각으로 김 왕조가 악행을 저지리는 등 돌변하거나 북한 정책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성택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노동당 정치국 위원 등 여러 직책을 갖고 있었다. 그는 외국 투자 유치를 위해 지난해 경제특구 설립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등 북한의 주요 경제정책을 담당했고 체육 산업 등 김정은이 특히 좋아하는 사업도 담당했었다.
그는 이전에도 제거됐다가 다시 권력을 잡았지만, 이번 그의 실각은 북한이 이를 공식화하고 혐의를 길게 나열해 가장 강도 높은 숙청인 것으로 보인다.
감정은은 장성택만큼 강도 높지는 않지만, 수차례 고위 간부를 숙청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숙청은 지난해 한때 김정은의 멘토로 불렸던 리용해 전 총참모장의 해임이다. 지난해 7월 북한 국영 매체는 리 전 총차모장이 병환으로 해임됐다고 보도했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개각을 위해 그를 숙청했다고 분석했다.
민장홍 기자mj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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