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검, "구원파 신도들 순천에 나타났었다"

문찬식 기자 / mc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4-08-05 17:26:23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시민일보=문찬식 기자]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이 지난 5월 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마지막 은신처로 추정되는 전남 순천 송치재 소재 별장 '숲속의 추억' 인근에 나타났던 사실이 확인됐다.

유 전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구원파 신도 A씨가 스타렉스 차량을 이용해 지난 5월29일 오후 6시께 순천 별장 인근 지역을 2시간 이상 배회한 뒤 돌아갔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유 전 회장이 행방불명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돼 혼자 그 곳을 갔다"며 "기자 등 사람들이 많아 유 전 회장을 직접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인 5월30일에는 구원파 본산인 경기 안성 소재 금수원이 보유하고 있는 차량 2대가 안성을 출발해 전남 순천과 곡성을 거쳐 해남으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에 탑승했던 신도들은 "매실을 수확하기 위해 해남으로 갔던 것"이라며 순천과 곡성을 경유한 이유에 대해서는 "길을 몰라서 우회하게 됐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5월24일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원파 신도 추모(60·구속기소)씨가 체포되자 다음날인 5월25일 오전 9시30분께부터 오후 1시20분께까지 신도 20여명이 순천 별장 인근의 '야망연수원'에 모였던 사실도 확인됐다. 이들 중 일부 신도들은 검찰 조사에서 "예배를 위해 모였던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구원파 신도들이 당시 행방이 묘연했던 유 전 회장을 구출하기 위해 순천 인근을 중심으로 조직적인 행동을 벌인 것으로 보고 이들 중 일부 신도들을 조사했지만 유 전 회장의 마지막 행적을 밝힐 수 있는 단서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순천 별장에 '비밀 공간'이 있다는 제보 전화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검찰은 제보자가 지난 5월20일과 5월26일 2차례에 걸쳐 인천지검에 전화를 걸었던 기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제보자는 언론 보도를 접한 뒤 '비밀 공간' 가능성에 대해 제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순천 별장 수리 관련 보도는 지난 5월27일 처음 언론에 공개된 만큼 제보자가 5월20일이나 26일에 전화를 걸었을 당시 '비밀 공간'을 언급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 보도가 나온) 5월27일 이후 제보자가 다시 전화를 걸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검찰은 제보 관리대장에 해당 전화의 대화 내용이 남아있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추측성 제보까지 모든 제보 내용을 관리대장에 기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모든 제보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과 다른 설명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운전기사 양회정(55)씨를 이번 주 안으로 다시 소환해 조사한 뒤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양씨의 범인 도피 혐의뿐만 아니라 유 전 회장의 재산을 차명으로 보유·관리하는 등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강 조사 내용에 따라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