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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문 변호사 |
그의 거침없는 발언과 소신있는 행동, 그리고 진솔한 그의 인생 고백은 가히 화두에 오를만 하다는 생각이다.
자신의 옷차림에 대한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청바지가 아마도 스무 장 정도는 있는 것 같다. 옷이라는 게 입는 사람이 편안하면서 기분 좋고,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으면 최고 아닌가 싶다” 소탈한 그의 일상의 한 단면이다. 요즘 백화점을 가면 옷값이 정말 기가 막히다. 게다가 모피코트 쪽으로 옮겨가면 평생 서민들은 상상도 못할 가격으로 모피가 팔려나가고 있음에 아연한다.
그런 세상에서 그의 옷차림 자체가 평범함 속에서 ‘편안하면서 기분 좋고,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으면’ 최고 아닌가라는 그의 이야기는 진실로 소박한 결론이면서 동시에 최고의 결론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 대한 평가에 대하여도 감동적이다. “글쎄, 지도자로서 보자면 70점이나 80점 정도 아닌가 싶은데, 한 인간으로는 50점 정도 아닌가 싶다”, “사람들과 사귀지를 못했다. 인간관계는 없는 게 사실인데, (지난 시간을 보면) 순간순간 조금 더 오픈돼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길’이라는 것은 가면서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언제나 똑같은 길을 걸었다는 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다”
인간관계가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어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 온 노 감독의 인생고백이 아닐까 싶다.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다보니, 사람들과 사귀지 못했다는 고백인 것이다.
사실 그렇다. 나도 법률가로서의 삶을 살아오다보니, 많이 놓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인간관계를 많이 맺고 살아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정치인으로서의 인간관계는 제한적이다.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뿐이다. 자신의 지지를 확산하기 위한 한 방편에 불과하다.
정치인이든 법률가이든, 소박한 한 인간으로서 많은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왔더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노 감독의 고백 속에는 아쉬움도 묻어난다. 자신의 길에 대한 개방과 변화성에 대한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더 열어놓고, 그리고 그 길이 폐쇄적이었다면 더 변화를 꾀해서 모든 사람들과 교제를 하며 살아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아쉬움이다. 김감독에 대한 요즘의 칭찬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여과 없이 밝혔다. “요즘 비난이 없으니 무지 편안한 건 맞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한테 비난 받지 않는다.’는 것, 이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다. 사람이 동그래지면 어디로 굴러갈지 모른다. 각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함부로 굴러가지 않고, 굴러가더라도 많이 가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한테 비난 받지 않고 사는 삶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다는 그의 사고방식에는 겸손이 배어 있다.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한 자부감이기도 하다. 조약돌처럼 둥글게 살아오지 못한 자신의 삶이 오히려 각이 있고 모가 나게 살아온 자신의 삶에 대하여 김성근 감독은 오히려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성경에도 두 가지 길이 제시되어 있다. 넓은 길과 좁은 길이다. 사람들은 넓은 길로 가기를 원한다. 그러나 좁은 길은 가기는 힘들어도, 많는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이 걸어 온 길은 좁은 길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에 이르는 문은 크고 또 그 길이 넓어서 그리로 가는 사람이 많지만 생명에 이르는 문은 좁고 또 그 길이 험해서 그리로 찾아드는 사람이 적다." 김성근 감독이 크리스천인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의 삶은 생명과 존경으로 이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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