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대통령?

이기문 / / 기사승인 : 2015-07-01 18: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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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문 변호사
▲ 이기문 변호사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어느 의원이 박대통령을 향하여 한 말이다.못난 대통령. 우리 국민들은 지금 못난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모시고 있다. 허기는 박대통령이 여당 대표 시절 전임 대통령들을 향하여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었을 때에도 정말 우리가 나쁜 대통령을 모시고 있었던 것일까에 대하여 의문을 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정말 박대통령은 못난 대통령일까?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한 말이 태풍의 핵이 되어 버렸다. 도로 담을 수도 없다. 배신자라고 못박았고,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친박계도 야단들이다. 스스로 사퇴하라고 언론을 향해서 쏟아내고 있다. 연판장도 돌린단다. 최고위원회에서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사퇴를 촉구하다 안 되면 자신들은 당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당무를 집단적으로 거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고,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설을 흘리기도 했다. 참으로 볼썽사납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한마디로 지겹다. 메르스로 인하여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고, 가뭄으로 농촌 민심은 흉흉하다. 국민들의 정치 혐오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는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서 정치혐오증을 심화하는 것에 대하여는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그것도 집안싸움이다.

여야간 싸움이 아니라 자신의 최측근이었던 원내 사령탑에 대한 국민 심판을 요구하다니...게다가 국민들은 유승민 원내 대표의 사퇴를 반대하고 있다.

대통령도 헌법기관이고, 국회의원도 헌법기관이다. 그리고 공당인 새누리당에는 당헌과 당규가 존재한다. 하지만 당내 민주주의는 새누리당의 정강정책의 맨 위에 있는 가치이다. 그런데 박대통령 말 한마디에 새누리당의 당내 민주주의는 실종되고 말았다.

의원총회에서 신임 받은 유승민 원내 대표를 쫓아내지 못해서 안달이고, 유승임 원내대표는 의총의 신임을 전제로 버티기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의원총회의 소집을 서두르지않고, 유승민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한마디로 박근혜와의 대립을 포기한 모습이다. 순망치한의 관계에 있는 유승민 대표가 쫓겨나면 다음 타켓은 자신인 것을 모르고 하는 행동일까?

의원총회가 결정해야 할 상황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언급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뿐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정당인으로서 해서는 안 될 발언이었다. 품격도 없고, 품위도 없다. 대통령이 자신의 입으로 국민들을 향하여 심판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진실로 이례적이다.

원내대표의 진퇴문제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의원총회의 권한사항이다.

최고위원회는 당무에 관한 의결기관일뿐이다. 그런데 권한도 없는 최고위원회에서 원내대표의 거취문제를 거론했다는 것 자체가 새누리당의 당내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당내민주주의보다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인해서 의원총회 결정을 뒤엎는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것이다. 참으로 못난 대통령이다.

자신을 군주정 시대의 군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정말 못난 대통령이다. 지금은 민주정 시대이다. 더욱이 우리는 공화정치를 하고 있다.

군주정하에서 국가의 원수는 혈통적으로 세습되는 개인이지만, 공화정치 아래에서 국가의 원수는 국민이 선출한다. 공화정치의 특징은 출생에 따른 봉건적인 차별을 부정하고, 국민주권, 자유, 평등, 민주주의를 원리로 삼고 있다.

그런데 자신의 정치 성향과 다른 정치인에 대하여 국민에게 심판을 부탁하는 형태의 발언은 진실로 못난 대통령들이나 하는 소리이다.

대통령의 신임을 잃었을지는 몰라도, 국민의 신임을 잃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향후 거취는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벌이는 사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번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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