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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발 벗고 나선 모양새다.
실제 문재인 대표는 지난 1일과 2일 각각 광주·전남지역 및 전북지역의 언론인들과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3일에도 광주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문 대표는 이날 윤장현 광주시장을 비롯한 광주시청 간부들로부터 광주의 현안과 숙원사업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예산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다음 날에는 전북 전주를 방문해 전라북도 예산 관련 현안을 점검할 예정이다.
한마디로 제1야당의 대표가 직접 호남민심 다독이기에 나선 것이다. 문 대표는 자신의 이런 행보로 인해 이제는 호남민심도 확실하게 잡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실제 문 대표는 “우리 당이 빠르게 안정되고 좋아지고 있다. 분당은 처음부터 없었다”며 “분당론은 실체가 없는 것이 확인됐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문 대표의 착각일 뿐이었다.
문 대표가 광주를 방문하는 날, 유선호, 장세환 전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 그 단적인 예다.
두 전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29재보선 참패는 분노한 민심의 엄중한 경고임에도 당은 '당권'이라는 기득권 사수에만 여념이 없다. 최고 책임자인 문재인 대표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혁신위는 사태의 본질에는 손도 못 댄 채 곁가지만 흔들고 있다"며 "우리는 오늘로 새정치연합을 버리고 이 당을 대신할 강력한 '혁신야당'을 추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중도진보 노선 아래 민생실용의 실천적 개혁노선을 추구하는 한편 가치와 비전을 함께 가는 모든 신당 추진세력과 연대해 나가 신당 태동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신당의 성공 여부는 야권의 심장인 호남민심의 향배에 달려있다는 믿음 아래 1차로 호남세력 확장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에 더 이상 남아있지 않는 '호남정신', 민주와 정의로 대변되는 '호남정신'을 복원해야 만 야당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에는 호남 출신의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이 MBC라디오에 출연해 “당 혁신위원회가 활동을 마감하는 추석 전에 신당에 대한 입장과 구상을 내놓겠다”며 “추석까지 기다려보지만 그때 가서도 혁신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사실상 탈당을 선언했다.
어디 그 뿐인가. 이미 탈당한 박준영 전 전남지사와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도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창당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또 새정치민주연합 남원·순창지역 당원 100명이 지난 달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는가하면, 그에 앞서 지난 7월에는 중앙당 당직자 및 일부 당원 등 주로 호남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국민희망연대’소속 100여명이 집단 탈당하기도 했다.
호남 발(發) 분당론에 대해 “실체가 없다”는 문 대표의 호언장담과 달리 현실은 ‘호남신당’창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현재의 호남 민심이다.
이런 민심은 여야 차기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대표 등 야권인사들보다도 앞서는 놀라운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실제 알앤써치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62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9%p)를 실시한 결과, 김무성 대표 15%, 안철수 전 공동대표 14%, 박원순 시장 12%, 문재인 대표 8%로 나타났다.
물론 오차범위와 지역 표본 수 등을 감안하면, 실상 1위, 2위, 3위라는 순위나 격차는 무의미하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야당의 전통 텃밭이자 안방 격인 광주, 전남, 전북지역에서 여당의 대표가 야당 대표보다도 무려 두 배 가까이 높은 지지를 받는 일은 대단한 민심의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민심의 변화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다면, 새정치연합은 내년 총선 이후 침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의 새정치연합은 침몰직전의 타이타닉호를 닮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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