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의 일갈, 국민의 마음 그대로다.

이기문 / / 기사승인 : 2015-12-03 17: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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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문 변호사
▲ 이기문 변호사
문희상의원이 할 말을 제대로 했다.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나라가 ‘화합과 통합’의 분위기를 일순간 내는 듯 했었다. 이 기간 동안 여야의 각 대표들과 각계 인사들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역정을 재조명하면서 무엇인가 분위기가 바꾸어질 것이란 막연한 희망을 가졌었다. 하지만 역시나였다. 여당도 그렇고, 야당도 그렇다. 대통령은 한술 더 떴다. 통합과 화합이 아니라 분열과 대결의 정치로 일관했다. 집회에 참가한 국민들을 ‘IS’에 비유했고, 이들을 테러집단으로 몰아 부쳤다. 대통령으로서 껴안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여당의 김무성대표는 자신이 김영삼의 정치적 아들이라고 주장하고, 빈소를 지켰다. 하지만 정치적 아들의 모습은 없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후광만을 껴 안는 모습만 보였다. 야당은 한 술 더 떳다. 지도체제 문제를 가지고 또 다시 분열로 갔다.

이쯤에서 문희상이 일갈했다. “단일 대오로 국민을 지키지 못할 거라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을 다 떼라”고 말이다. 문의원은 더 나아가 “야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붕괴되는 이 참담한 현실에서 치열하게 싸워야할 상대가 누구인지 직시하라”, "배가 침몰 직전인데 서로 선장이나 하려고 죽기 살기로 싸우고 있다”,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어쩌자는 것이냐", “나라의 위기를 정확히 읽고 앞장 서서 국민께 알리고 국민과 함께 싸워도 시원찮을 때에 야당은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나”, “그야말로 암담하고 참담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저 혼자 살겠다고 호시탐탐 (침몰하는 배에서)뛰어 내리려는 사람, 속수무책으로 우물쭈물 시간만 보내는 지도부들, 지금 우리 당이 세월호와 뭐가 다른 가”, “당이 살아야 문(재인)도, 안(철수)도, 박(원순)도 있다”고 국민들의 마음을 그대로 전했다.
사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으로 김영삼 전대통령의 역사바로세우기 정신과 충돌되는 상황을 가져오고 있고, 그 강행이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5. 16. 군사쿠데타를 ‘혁명’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에서 연유되었다는 사실을 이제 국민들이 다 아는 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일렬로 서서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할 때에 그 대오를 흩트러뜨리는 지도체제 문제에 대한 시비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국회의원들을 위선자로 깍아 내렸다. 이유가 어디에 있건 이와 같은 대통령의 발언은 통치자가 할 언행은 결코 아니다.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식하는 자세가 결코 아니다. 지금 현재 여당은 국회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가지고 있다. 국정의 모든 책임은 대통령과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가진 여당이 무한책임을 져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실패의 책임을 야당에게 돌리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것은 통치자로서의 올바른 자세가 결코 아니다.

문희상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하여도 한 소리했다. "권력에 의해 국회와 국민이 무시당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본질이 아니다", "정치는 없어지고 통치만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맨날 앉아서 립서비스만 하고 자기 할 일은 안 하고 이건 말이 안 된다. 위선이다', "이는 국회에 대한 정면부정", "우리의 현 상황은 고(故) 김대중·김영삼 대통령이 그토록 원했던 민주주의가 아니다" 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과거 김대중 전 총재 시절 특보단장을 역임했던 문희상의원의 노회한 비판력이 살아난 것이다.

국민들은 지금 야당이 제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도체제 싸움이 아니라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서 여당에 맞 대응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야당은 언제나 문재인 대표를 비난하고, 안철수 의원은 그 의중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다. 오로지 차기 총선에서의 공천 문제로 온 관심이 가 있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을 뿐이다. 국민들은 실제로 야당의 누구가 차기 총선에서 공천을 받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가 되었든 참신한 사람이 차기 총선의 후보자로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개혁과 혁신의 이상을 담을 그릇들이 나오기를 바란다. 기득권에 물든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당을 위해서 희생하는 사람들을 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야당의 누구도 이러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때에 늦게나마 문희상의원이 국민의 의중을 담은 일갈을 한 것이다. 야당의 모습을 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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