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뭉치는 친노, 藥인가 毒인가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6-01-06 10: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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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김한길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후 당 안팎의 친노(親盧,친 노무현) 세력들이 ‘똘똘’뭉치는 모양새다.

당내 대표적 친노 인사인 진성준 의원은 김한길 의원이 탈당하면서 '패권정치가 안철수 의원을 내몰았다'고 비난한 데 대해 "해도 해도 너무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당원과 국민이 직접 선출한 당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게 패권정치냐"라고 반문한 후 "재신임투표도 안 된다, 문안박연대도 안 된다, 비대위도 안 된다, 조기 선대위도 안 된다며 오로지 당 대표 사퇴만을 주장하다가 끝내 탈당해 버리는 게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결단이냐"고 쏘아붙였다.

당 밖에선 친노 단체인 ‘백만송이 국민의명령’문성근 상임운영위원장이 가세했다.

문 위원장은 트위터에서 김 의원 등 탈당파들을 향해 "'1987년 분열'의 후폭풍을 아직도 극복하지 못했는데 다시 반복하는 사람들"이라고 맹비난했다.

진보정당인 정의당 내 친노인사로 분류되는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도 김한길 의원 등의 탈당에 대해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똘똘 뭉쳐 힘을 모아도 부족할 텐데 왜 자꾸 분열하면서 명분이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인지 의문"이라며 "누구를 위한 총선승리고 정권교체냐"라고 꼬집었다.

서 사무처장은 대표적 친노 인사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측근 인사로 알려졌다.

심지어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사건의 변호인단(단장 김선수 변호사)에서 대리인으로 활동했던 이재화 변호사는 트위터에 “김한길 탈당 선언문이 가관”이라며 “양아치 정치”, “자살테러”라는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했다.

이처럼 당 안팎의 친노 인사들이 결집하는 것은 4.13 총선을 앞두고 위기의식을 느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친노 결집은 더불어민주당에겐 약(藥)이 아니라 되레 독(毒)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친노 세력의 폐쇄적인 패권주의 행태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한길 의원은 지난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에 있다가 밖에 나가서 세력화를 도모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과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의 공통점은 문재인 대표와 같이 못하겠다고 당을 뛰쳐나갔다는 것"이라며 사실상 문재인 대표의 폐쇄성을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천정배 의원 역시 최근 "지금 새정치연합(더불어민주당)을 제가 가짜 야당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그 큰 원인 중에 하나가 당을 주도하는 세력들, 친노(친노무현)니 586(50대ㆍ80년대 학번ㆍ60년대생)이니 그 세력들이 지극히 폐쇄적인 패권주의에 빠져있는 것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탈당파 박주선 의원도 “민주주의 없는 친노 패권 정당이 폐쇄적으로 운영되면서 당을 위한 충언과 비판마저 봉쇄됐다”고 비판했었다.

즉 탈당파들은 이구동성으로 친노의 폐쇄적인 정치행태를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문 대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보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친노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등을 영입한 것도 ‘친노는 폐쇄적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정치이벤트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친노는 절박하다.

그런데 당내 친노계는 물론 당 밖 친노지지 세력에 이어 또 다른 야당의 친노 세력까지 ‘똘똘’뭉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걱정이다.

그런 모습은 스스로 ‘우리는 폐쇄적 집단’이라는 것을 시인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런 태도는 더불어민주당에 있어서 해악을 끼칠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실제 5일 <돌직구뉴스> 보도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와 공동으로 이번 조사는 지난 4일 전국 성인남녀 1112명을 대상으로 ARS여론조사(유선전화+휴대전화 RDD 방식,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무작위추출, 응답률 4.7%, 오차율은 95% 신뢰수준에 ۬.9%p)를 실시한 결과, 안철수신당이 더불어민주당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31.7%, 안철수 신당 24.6%, 더민주 21.6%, 정의당 5.9% 순으로 나타났으며, ‘기타/지지정당 없음’은 16.2%였다. 특히 ‘호남권’에서 안철수 신당은 46.9%의 지지율을 보이며 더민주에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끼리끼리 결집하는 폐쇄적인 친노의 모습에 국민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친노 결집은 약이 아니라 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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