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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서울 서초사옥에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민생 구하기 입법 촉구 1000만 서명운동’부스에서 서명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김봉영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사장,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등이 지난 2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수요사장단협의회를 마친 뒤 1층 로비에 설치된 서명운동 부스에 찾아가 서명운동에 동참한 것이다.
대한석유협회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 임직원들은 물론 여성벤처협회 여성발명협회 여성경영자총협회 등도 서명운동에 참여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 LG그룹도 서명 동참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실 기업과 경제단체들이 이번처럼 정치권을 압박하는 서명운동을 벌인 전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 한사람의 입김이 기업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업이 일제히 입법촉구 서명운동에 나서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경제가 정치권에서 보는 것보다 상당히 심각한 것 같다.
지금 조선, 해양플랜트, 석유화학, 기계, 중장비 업체들은 세계적인 불황과 맞물리면서 공급 과잉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 구조조정을 안 하면 도저히 헤어날 방안이 없다.
그런데도 야당의 반대로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하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등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의 국회 처리가 마냥 미뤄지고 있다.
경제활성화 법안이 통과되면 당장 파견근로 확대로 노동의 유연성이 생긴다. 또 서비스 산업 활성화로 서비스 업종에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
기업인들은 “파견법과 서비스법만 통과시켜 줘도 현장은 돌아가게 돼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민주노총 등의 표를 의식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런 절박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은 대한상의 1000만인 서명운동을 ‘재벌구하기 입법촉구 서명운동’으로 규정하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로 인해 관련 업체들이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덩달아 관련 기업들과 연계된 중소기업은 물론, 자영업자들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파가 몰아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입법촉구 서명운동에 직접 동참한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정치권, 특히 야당은 이런 우리나라 경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오죽하면 ‘민생 구하기 입법 촉구 1000만 서명 운동’을 주도한 경남지역 11개 상공회의소 회장단이 국회가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4.13총선에서 표로 정치권을 심판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겠는가.
현행 규정상 상공회의소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게 되어 있으며, 정치에 관여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그런데도 ‘선거로 국회의원을 심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그만큼 기업이 처한 환경이 절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 최충경 창원상의 회장은 “정말 절박한 상황”이라며 “정치권이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실력 행사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실력행사’가능성을 분명히 했다.
그는 “서명운동 갖고도 반응이 없으면 근로자들처럼 머리띠 두르고 국회 앞에 갈 수도 있다. 우리는 비상사태로 보는데 정치권은 그렇게 안 보니까 실력 행사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서명운동이라는 점잖은 방법으로 시작하고, 이것도 안 되면 원시적인 방법(실력 행사)이라도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어떤 정당에선 당리당략으로 경제가 나빠지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는 문자도 돌아다니더라. 믿고 싶진 않지만 만약 그렇다면 선거에서 경제인들이 가만있지 않을 며 ”우습게보면 안 된다. 이번 4䞉총선 때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굳이 최 회장의 경고가 아니더라도 경제활성화 법안만큼은 여야가 당리당략을 떠나서 통과시켜야만 한다. 어느 정당의 총선에서의 유불리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경제 살리기다.
경제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로 이념보다도 앞서야 한다. 침체된 경제가 살아나야 국민의 삶의 질도 나아질 것이고, 어느 유력 정치인이 말한 ‘저녁이 있는 삶’도 가능해 질 것 아니겠는가.
그나저나 이런 판국에 법안처리에 손 놓고 있는 정의화 국회의장은 대체 뭘 하는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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