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조 직원들 "지켜달라" 호소 눈길…신준호 회장 시원 소주 먹튀 논란 재조명

고수현 / smkh86@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02-22 17: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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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고수현 기자]한때 부산의 대표 소주였던 'C1(시원)' 소주 업체 직원들이 길거리로 나섰다.

지난 21일 부산 남포동 거리에 나선 대조주선 직원들은 '부산소주 지켜주세요!' 등의 팻말을 들고 삼보일배 퍼레이드를 펼치며 시민들에게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대선주조 관계자들은 최근 판매량 감소로 제대로 된 공장 가동이 어렵다며 부산시민들에게 지역 명물인 '시원' 소주를 지켜달라고 호소의 말을 남겼다.

이같은 퍼레이드 내용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퍼져나가마 화제가 됐고 부산지역 누리꾼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와 함께 신준호 당시 롯데우유(現 푸르밀) 회장이 대선주조를 인수한 뒤 3년만에 사모펀드에 매각한 이른바 '먹튀 논란'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이는 시원소주의 판매량 감소가 먹튀 논란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90년대 후반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대선주조는 2004년 신준호 회장(당시 롯데우유, 現 푸르밀)에 600억원에 인수됐다. 그러나 3년 후 푸르밀은 2007년 모 사모펀드에 3600억원에 매각했다.

2009년 당시 검찰은 신 회장을 대선주조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유상감자와 이익배당 등을 통해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으로 기소했으나 1심과 2심, 그리고 대법원 모두 신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신준호 회장이 대선주조를 사모펀드에 매각한 일을 두고 부산시민 및 지역시민단체들은 '먹튀'라며 제품 불매 운동 등을 펼쳤고 시원 판매량과 점유율이 급락했다. 결국 대선주조는 다시 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이와 관련해 2010년 당시 부산시는 입장문을 통해 "대선주조가 2004년 대기업인 푸르밀에 의해 인수되고, 기장의 신공장이 증설되면서 지역기업의 한계를 넘어서 한 단계 도약을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지역에서는 많은 기대를 했다"면서 "하지만 대기업 인수 4년만에 큰 시세차익을 내고 현재의 사모펀드에 매각이 되면서 부산시민들은 실망감과 함께 대기업의 윤리성에 대해 배신감마저 느낀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대선주조는 소주라는 지역정서성이 강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서 매각과정에서 향토기업의 정통성을 이어갈 수 있는 부산지역 기업이 인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당시 롯데칠성음료가 대선주조 인수의향을 밝히자 지역 시민단체가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후 부산 향토기업인 BN그룹에 대선주조가 인수됐으나 '먹튀' 논란 등으로 입은 타격은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주조 관계자는 "부산지역내 최장수 기업 중 하나인 대선주조의 어려움을 알리고 내부적으로 반성하자는 취지에서 삼보일배 퍼레이드를 개최하게 됐다"면서 "현재 BN그룹에서 인수해 운영중이지만 아직까지 '먹튀' 논란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 이를 쇄신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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