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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노출되는 조국 서울대교수의 언행을 보면 마치 그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호위무사'인 것처럼 보인다.
문 전 대표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 그를 두둔하거나 해명하는 글을 올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네티즌들은 그를 '문빠'라고 부른다.
‘빠’는 어딘가에, 특히 한 사람에게 심하게 빠진 사람을 비하해서 부르는 비속어다
비슷한 영어 표현으로 그루피(Groupie)가 있는데, 그루피는 '그룹'에서 파생된 말로, 어떠한 상대와 친밀한 관계를 원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현재는 "광팬"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점잖게 표현하자면 '추종자'인 셈이다.
아무튼 대학교수가 누구의 '빠'가 된다는 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건 대단히 부끄러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는 기꺼이 '문빠'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 사람의 '문빠'역할은 실로 대단하다.
사실 그가 지키려는 문재인 전 대표는 이미 정치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사람이다.
실제 20대 총선 당시 문 전 대표는 호남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사실상 ‘대선불출마’라는 배수진을 치고 호남주민들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혹했다. 호남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8대 0이다. 더민주가 단 한 석도 얻지 못한 것이다. 전남의 10석 가운데 더민주가 얻은 의석은 단 한 석에 불과했고, 전북의 10석 중 더민주는 고작 두석을 얻었을 뿐이다. 대참패인 것이다.
따라서 문 전 대표는 자신의 공언대로 대선불출마를 선언해야 맞다. 그럼에도 지금 문 전 대표는 건재하다.
한국갤럽이 7월 둘째 주에 실시한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결과, 그는 야권주자들 가운데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국갤럽이 7월 12일~14일까지 3일 간,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응답률 2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는 반기문 사무총장 27%,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16%, 안철수 의원 11%, 박원순 서울시장 6%, 손학규 전 의원 4%, 유승민 의원 4%, 김무성 의원 3%, 이재명 성남시장 2% 순으로 나타났다. 1%는 기타 인물, 26%는 의견을 유보했다.
비록 선두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비하면 11%포인트나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당연히 정계를 떠나야할 사람이 2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3위인 안철수 전 대표보다도 5%포인트나 높은 수치 아닌가.
이는 어떤 의미에서 현재 야권의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유력인사들 가운데 정말 대통령이 될 만한 인물은 없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즉 현재 언론에 거론되는 유력주자가 아니라 3위권 밖에 있는 어느 주자, 그러니까 아직은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숨은 진주’와 같은 대권주자가 기라성처럼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문 전 대표가 아직까지 강력한 야권주자로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그에게 조국 교수와 같은 ‘빠’가 곁에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추종하는 정치인을 지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기꺼이 이전투구의 전장에 뛰어드는 ‘빠’의 존재는 상대에게는 엄청나게 위협적인 존재다.
어쩌면 ‘빠’의 존재는 신라시대의 화랑 관창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당나라 고종은 소정방을 신구도대총관(神丘道大摠管)으로 임명해 군사와 함께 바다를 건너 신라를 돕게 했고, 이른바 나당 연합군의 5만 병력이 백제를 치기 시작했다.
이 때 백제의 의자왕은 계백을 장군으로 삼아 적을 막도록 했고, 계백은 죽기를 각오한 군사 5000명을 이끌고 출전, 신라의 김유신이 이끄는 5만의 군사를 맞아 네 차례나 그들을 격파했다.
이에 신라군이 사기를 잃고 있을 즈음, 신라의 장군 품일은 16세의 어린 아들 관창으로 하여금 나가 싸우게 하니, 관창은 백제군과 싸우다가 생포됐다. 계백은 어린 나이로 용전한 관창을 가상히 여겨 살려 보냈으나, 관창은 재차 나와 싸우다가 또 붙잡혔다. 결국 그는 관창의 목을 잘라 그의 말안장에 묶어 신라군 진영으로 돌려보냈다. 예상했던 대로 신라군은 관창의 죽음으로 사기가 올라 총공격을 감행하였고 계백은 전사했다.
유능한 다른 대권주자들이 현재 문제가 많은 문전 대표보다 지지율에서 뒤로 밀리는 것은 어쩌면 이런 화랑관창과 같은 ‘빠’의 존재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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