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채용비리… 노사의 '썩은 합작품'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07-17 17: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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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탁채용' 사내브로커 5명 핵심 노조원… 최종 결재 권한은 사측

[시민일보=여영준 기자]협력(도급)업체 비정규 직원을 정규직으로 뽑는과정에서 드러난 한국지엠의 채용비리는 사측과 노조의 핵심 간부들이 오랫동안 뒷거래를 하며 만든 '합작품'으로 드러나고 있다.

17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도급업체 소속 비정규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이른바 '발탁채용' 과정에 개입해 금품을 챙긴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구속된 한국지엠 사내 브로커 5명은 모두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핵심 노조원이다.

이들 중 4명은 전·현직 노조 대의원이나 간부였으며 나머지 한 명도 현재 노조원이자 노조 전 지부장의 친형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드러난 검찰 수사 결과만 보면 이 핵심 노조원들은 정규직 전환 채용 과정에서 브로커 역할을 했다.

이들에게 '채용 장사꾼'이 아닌 '채용 브로커'라는 이름이 붙은 건 발탁채용의 최종 결재 권한을 사측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 노사는 임금·단체 협상을 할 때 기본급, 격려금, 성과금, 수당 인상 폭을 논의한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비정규직의 발탁채용을 사측에 요구한다. 이 요구 자체가 무리한 것으로 볼 순 없지만 문제는 발탁채용을 요구하는 노조 집행부나 대의원들이 직접 채용 과정까지 개입한 데 있다.

한 내부 관계자는 "노조지부 안에는 여러 계파가 있다"며 "계파끼리 치열하게 지부장 선거에서 이기려고 하는 이유도 노조 집행부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노조 안에는 현재 전진하는노동자회, 자주민주투쟁위원회, 희망세상, 민주현장, 민주세력통합추진위원회 등 10여개의 계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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