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이상화 시인의 큰아버지 고택에서 45년간 가사도우미로 일한 A씨는 2013년 3월24일 고미술품 수집가 B씨(61)에게 이 시인의 유품을 넘기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이렇게 A씨가 B씨에게 넘긴 유품은 총 1만1263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A씨가 훔친 대가로 받은 액수는 고작 200만원에 불과했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3개월간 수사 끝에 범행에 가담한 A씨 등을 붙잡고 유품을 회수했다. 회수한 유품은 국립대구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경찰은 24일 A씨를 절도 혐의로, B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문화재 매매업자 C씨(49)를 업무상 과실장물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문화재 절도 전과가 있는 B씨는 200만원을 주고 넘겨받은 유품을 C씨에게 3600만원에 판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오랜 시간 가족같이 생활한 가사도우미가 범행을 저질렀다”며 “항일운동 정신이 담긴 사료가 음성 거래로 사장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에서 출생한 이상화 시인은 3.1운동 당시 대구에서 학생시위를 주도했고 현진건, 백기만 등과 함께 작품 활동을 하며 ‘나의 침실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등의 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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