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여영준 기자]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일삼는 불법 중국어선들의 저항 수위가 나날이 높아져가고 있다.
9일 인천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꽃게철에 대거 출몰하며, 해경의 단속을 방해하기 위해 선체에 쇠창살을 박아 올라오지 못하게 하거나, 해경대원들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며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
또 지난 7일 오후 3시8분께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남서방 76㎞ 해상에서는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인천해경 3005함 경비정 소속 4.5t급 고속단정 1척이 중국어선과 충돌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해경의 고속단정이 불법조업선과 충돌해 뒤집히며 A 단정장(50)이 바다에 빠진 것으로, 근처에 있단 다른 고속단정에 구조됐다. 나머지 특수기동대원 8명은 다른 중국어선에 타고 있어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이후 중국 선원들은 조타실 문을 잠그며 저항하다 사고예방을 위해 해경이 철수하자 본국 해역으로 달아났다. 이들 어선은 해경들의 단속을 막기위해 선체에 쇠창살을 박고 등선 방지 그물을 설치했다.
또 2011년 12월에는 인천해경 고(故) 이청호 경사가 인천 소청도 남서쪽 87km 해역에서 불법조업 중국어선 2척을 나포하려다가 중국 선원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단속을 방해하기 위해 어선 여러 척이 무리를 이뤄 해경이 나타나면 SSB(무선통신)와 VHF(초단파) 등의 장비를 써서 무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배를 정박할 때 쓰는 전용 홋줄로 어선 여러 척을 한꺼번에 묶고, 해경 대원이 중국어선에 오르면 다른 어선으로 뛰어넘은 뒤 홋줄을 끊고 달아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불법 조업을 하고 있다.
이주성 중부해경본부장은 “갈수록 횡포화하고 조직화하는 중국어선에 대응하기 위해 퇴거 위주로 세력을 늘려 배치할 것”이라며 “중국 측이 대응에 나서는 게 가장 중요하며 이번 사건의 중국어선은 나포될 경우 중국과 공조해 수사할 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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