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잃어 더 힘들 것… 불낸 일가족에 손배소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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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4일 발생한 화재로 인해 폐허로 변해버린 서울 도봉구 한양7차아파트 내·외부 모습. |
11일 화재피해가구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병기씨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밤 해당 아파트 13층 이 모씨(46·사망)집 거실에서 발화된 화재로 이씨와 두 딸이 숨지거나 주민 17명이 다치고 또 이씨의 집과 7가구가 완전 전소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날 화재로 피해를 입은 이웃들은 자신들이 처한 사정에 앞서 가장과 두 딸을 잃은 가해가족의 딱한 사정을 들여다보며 마음을 모았다.
20여 피해가구 전원이 이번 화재로 입은 재산상 손해배상을 위한 일체의 법적 조치를 포기하기로 뜻을 모은 것.
조병기 위원장은 “이번 화재로 거주지를 잃은 세대만 해도 7가구에 이르는 등 20여 가구의 재산상 피해가 상당하다”면서도 “하지만 3명의 가족을 잃은 가해가구 사정은 우리보다 더 딱한 상황이라 이웃의 도리로 외면할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 해 일체의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미담이 알려지자 이번에는 지역 주민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각자의 위치에서 피해 가구들을 위해 저마다의 역할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구청에서는 화재 피해로 주거지를 잃은 주민들에게 월세 지원을, 인근 상아아파트 집주인들은 보증금을 일부만 받거나 아예 받지 않고 방을 제공했다.
또 지역내 서울부동산과 우신부동산은 중계수수료를 받지 않는 등 삭막한 도심에 인정의 꽃을 피워내기 시작했다.
화재 피해 당사자인 김 모씨는 “예상치 않았던 불행에 여간 힘든 게 아니지만 이웃의 온정 때문에 그나마 견딜 만하다”며 “현장을 찾아와 위로해 주신 김선동 국회의원과 이동진 구청장, 성금을 모아준 창동염광교회, 희락교회, 높은뜻 정의교회 관계자 등 도움을 주신 많은 이웃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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