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정호성 녹음파일 분석 착수

연합뉴스 /   / 기사승인 : 2016-12-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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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포렌식 장비 반입
사무실 출입 보안 강화도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의 검찰 수사 기록을 분석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휴대전화와 같은 물증 분석을 위한 준비작업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13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특검팀은 사무실이 설치된 서울 대치동 D빌딩에 물증 분석을 위한 장비를 속속 들여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PC, 노트북,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에 남아 있는 정보를 분석하는 데 쓰이는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 장비를 사무실에 반입하는 게 목격됐다.

특검팀은 디지털 포렌식 장비 여러대를 D빌딩 사무실에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포렌식은 전자기기 등의 디지털 정보를 수집·추출, 복구, 분석해 범죄 단서와 증거를 찾아내는 첨단 과학수사 기법이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디지털 장비를 활용한 소통이 일상화됨에 따라 범죄 수사에서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수사에 대비해 디지털 장비의 데이터를 삭제해도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범인이 증거 인멸을 위해 디지털 장비를 파손하는 등 물리적인 변화를 가하기도 한다.

디지털 포렌식은 지난해 3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사건에서도 범인 김기종씨의 PC 분석작업을 통해 그가 범행을 사전 모의한 정황을 포착해냈다.

특검팀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를 갖춘 것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의 핵심 증거 자료들이 디지털 장비에 남아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대표적인 게 최씨의 태블릿 PC다. 검찰이 확보한 최씨의 태블릿 PC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과 같은 데이터가 남아 있었고, 이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가 됐다.

최씨와 정 전 비서관, 박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의 통화 내용이 담긴 ‘정호성 녹음파일’도 정 전 비서관의 스마트폰과 폴더폰 등 디지털 장비에 남아 있었다.

이들 녹음파일은 특검 수사에서도 최순실 국정농단의 실체를 규명하는 핵심 자료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를 동원해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물증을 직접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검찰에서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증거가 나올 수도 있다.

검찰 수사 기록을 대치동 사무실로 모두 옮긴 특검팀은 검찰이 인계한 물증 분석작업도 이곳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본격적인 수사를 앞두고 사무실 보안을 강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특검팀이 입주한 D빌딩 3개 층의 비상계단 문은 출입카드 없이는 드나들 수 없도록 했고, 특검팀 전용 엘리베이터도 지정됐다. 사무실 앞에는 경비 인력이 배치돼 인원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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