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 · 장중기 사법처리 여부 일괄 결정될 듯
[시민일보=고수현 기자]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1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을 내일(12일) 오전 9시30분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이 특검보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에 대해 "원론적으로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고 말했다.
특검이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뇌물죄 수사가 막바지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조사를 마무리한 뒤 구속영장 청구를 포함한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조사를 받은 최지성 미래전략실 부회장(66)과 장충기 사장(63) 등 관련자들의 사법처리 여부도 일괄 결정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최씨 지원을 둘러싼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 간 '뒷거래' 의혹의 정점에 있는 게 아니냐의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삼성이 최씨 측에 제공한 자금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걸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정부가 조직적으로 지원한 대가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2015년 5월26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결의 공시가 나고 7월10일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공단이 합병 찬성을 의결했다. 당시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강력히 반대했지만, 국민연금이 찬성하며 합병이 이뤄졌다.
이보다 앞선 2014년 9월15일 박 대통령은 대구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후 이 부회장을 따로 불러 승마 유망주 지원을 요청했다. 삼성은 이듬해 3월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았다.
이어 합병 후 7월25일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다시 단독 면담을 했다. 독대 직후 삼성은 승마협회장인 박상진 사장(64)을 독일로 보내 최씨 측과 컨설팅 계약 협의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지원 작업에 나선다.
또 삼성은 최씨가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와 함께 동계스포츠 이권에 개입하고자 '기획 설립'한 것으로 의심받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1800만원을 지원했다.
특검팀은 이러한 삼성의 지원이 이 부회장의 지시나 승인 아래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청와대가 삼성 합병 과정에 깊이 개입했다는 물증과 진술을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로 전해졌다.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61)은 산하기관인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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