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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지지기반이 될 ‘국민주권개혁회의’가 22일 출항한다.
더불어민주당을 장악하고 있는 친문패권세력의 노골적인 ‘훼방 놓기’가 있었지만,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당당하게 닻을 올린다.
사실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을 방해하는 친문세력의 방식은 너무나 치졸하다.
국민주권개혁회의 창립식이 열리는 그날, 그 많고 많은 날 중에 하필이면 그날 국민의당으로부터 ‘문재인 호위무사’라는 지탄을 받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는 서울 대학로 굿시어터에서 ‘안희정 전무후무 즉문즉답 출마선언’을 하고, 문재인 전 대표 역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 열리는 ‘포럼광주 창립준비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해 대규모 세를 과시한다고 한다.
이를 단지 우연의 일치로 보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너무나 많다.
아마도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식에 쏠릴 언론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기 위한 의도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친문패권세력이 조직적으로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을 방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할 만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당내 손학규계 의원들이 국민주권개혁회의에 합류하지 못하도록 일일이 전화를 걸어 “탈당할거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는 국민주권개혁의에 참여할 경우 탈당으로 간주하겠다는 무언의 압력인 셈이다.
문재인 전 대표의 행보는 더욱 노골적이다.
평소 손학규계 인사들을 쳐다보지도 않던 그가 요즘에는 당내 손학규계를 끌어안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실제로 문 전 대표는 손학규계 이개호 의원에 이어 최근에는 이춘석 의원과 2시간가량 '막걸리 회동'을 하면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친손 인사로 분류됐던 전현희 의원은 문재인 캠프에 합류해 직능 부분에서 일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도 ‘손학규 힘 빼기’의 일환일 것이다.
한마디로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국민주권개혁회의’ 창립식을 여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개헌을 고리로 비문진영의 중심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 아니겠느냐는 뜻이다.
친문계의 집요한 방해공작에 민주당 당내 의원들은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고, 결국 손 전 대표는 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현역 의원 배제’라는 특단의 조취를 취해야만 했다.
이에 따라 국민주권개혁회의에는 현역 의원 중 손 전 대표와 동반 탈당한 이찬열 의원을 제외하곤 당장에 참여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기존의 정치적 셈법이라면 세몰이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나타난 ‘촛불시위’는 국회의원들의 머릿수보다 민심이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번 촛불시위 민심은 “이게 나라냐”라는 피켓이 증명하듯, 제왕적대통령제를 끝장내고 새로운 7공화국을 열어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대선주자 가운데 이런 메시지를 가장 강력하게 던진 사람이 바로 손학규 전 대표다. 그는 지난해 10월 20일 정계복귀를 선언하면서 ‘7공화국’을 위해 온몸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최근 ‘손학규의 국민주권 개혁회의’ 기자회견에서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권력구조, 정치검찰, 거대기업과 재벌비리 등을 개혁하는 것이 7공화국"이라며 "국민들이 든 촛불은 헌법체제에 대한 저항이다. 헌법구조를 바꿔 제7공화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민심을 받드는 ‘국민주권개혁회의’는 비록 당장엔 현역 의원들이 없더라도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특히 손 전 대표는 정계복귀와 동시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후 이렇다 할 정치적 기반을 갖지 못했으나 이날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으로 독자적인 지지기반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그의 대권행보는 이전보다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어떤 면에서 손 전 대표의 대권행보는 국민주권개혁의가 출범하는 이제부터가 시작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선은 제1당을 장악, 당내 국회의원들 위에 군림하는 호헌파 문재인 전 대표와 새로운 세상을 열어달라는 촛불민심을 받드는 개헌파 손학규 전 대표가 자웅을 겨루는 선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번쩍번쩍’ 빛나는 금배지의 지원을 받는 문재인 전 대표가 승리할지, 일렁이는 바람에도 금방 꺼질 것처럼 약해 보이는 촛불의 지원을 받는 손학규 전 대표가 승리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다만 ‘금배지’ 앞에 ‘촛불’의 힘은 너무나 미약해 보이지만 결코 쉽게 꺼질 불이 아님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날 출범하는 ‘국민주권개혁회의’에 대한 기대가 크다.
손학규 전 대표에게 얼마전 ‘문재인은 정권교체를 반기문은 정치교체를 주장하는데 손 전 대표는 어느 쪽이 옳다고 보는가’라고 물은 적이 있다.
그의 답변은 아주 단호하고도 명쾌했다.
“정권도 교체하고 정치도 교체해야 한다. ‘국민주권개혁회의’가 ‘정권교체’와 ‘정치교체’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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