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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그의 측근 인사들이 연일 자신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듯 ‘껄껄’ 웃으며 이같이 응수했다.
사실 요즘 친문(親文, 친문재인) 일파의 ‘손학규 때리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주 집요할 정도다. 마치 순번을 정한 듯 공격수를 바꾸어 가며 연일 공세를 취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3철(전해철 양정철 이호철)트리오’ 가운데 한 사람인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이 손학규 의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전 최고위원은 23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7공화국’ 개헌을 주장하는 손 의장을 겨냥 “어떠한 당과 어떠한 정책 비전을 공유하며 함께 할지조차 명확하지 않으신 분”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개헌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과제 중 하나지만 개헌 그 자체가 정권 창출 목적과 수단이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참 앞뒤가 맞지 않는 비판이다.
우선 개헌은 전해철 최고위원 자신이 스스로 인정했듯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다.
사실 이것은 손 의장이 정계복귀를 선언한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실제 손 의장은 지난 해 10월 20일 “낡은 6공화국체제는 이제 명운이 다했다”며 “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 온몸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대통령이 군림하는 ‘대통령 주권공화국’인 낡은 6공화국 체제를 박근혜 대통령으로 끝내고 ‘국민주권공화국’인 7공화국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을 피할 수 없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끝장내고 권력분점을 통해 국민주권이 강화되는 ‘7공화국’을 열겠다는 것보다 더 뚜렷한 정치명분이 어디 있겠는가. 더구나 손 의장은 “(개헌을 반대하는)기득권 패권세력이 아닌 개혁세력을 결집시키는 노력을 하겠다”고 분명한 방향까지 제시한 마당이다.
따라서 전 최고위원이 손 전 대표에 대해 ‘명확하지 않은 분’이라고 지적한 것은 명백한 오류이자 ‘의도된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손 의장을 겨냥한 친문 세력의 이 같은 공세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민의당으로부터 ‘문재인 호위무사’라는 지적을 받은 안희정 충남지사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명분 없는 이합집산이 거듭된다면 한국의 정당정치는 또다시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며 손 의장의 정계은퇴를 촉구하는 등 연일 공세를 취하고 있다.
안 지사는 낡은 6공화국체제를 바꿔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려는 개혁세력의 결집을 ‘명분 없는 이합집산’으로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금 누가 개헌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나"라며 개헌론이 대세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문재인 전 대표를 필두로 하는 친문일파가 손 의장을 이처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우선 그들 스스로 6공화국 헌법을 수호하자는 호헌(護憲)주장이 명분에서 밀린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호헌주장은 현 체제에서 제1야당의 패권세력으로서 누려온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뜻인 동시에 자파가 ‘제왕적대통령’이 되어 한번 국민위에 군림해 보겠다는 탐욕을 바탕에 깔고 있는 까닭이다.
그런 권력욕을 어떻게든 감추어 보려고 애쓰는데 손 의장이 자꾸만 들추어내고 있다. 개헌주장으로 호헌파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문재인 전 대표는 이런 손 의장의 당당한 모습이 호랑이보다도 더 무섭게 보일지도 모른다. 친문 세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5% 안팎의 저조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손 의장을 향해 이처럼 ‘몰매’를 가하는 것 역시 손 의장의 말처럼 그에 대한 ‘두려움’의 표시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이미 대세는 개헌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십여명의 대선주자들을 쭈욱 나열해 놓고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식의 여론조사 결과는 아무 의미가 없다. 결국 이번 대선은 ‘호헌파냐 개헌파냐’로 나뉘게 될 것이고 그러면 ‘호헌파 문재인’ 대 ‘개헌파 손학규’ 대결이 불가피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제2의 박근혜’가 나와도 어쩔 수 없다는 유권자들은 ‘6공화국’의 제왕적대통령제를 지키려는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하게 될 것이고, 더 이상 ‘제2의 박근혜’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유권자들은 ‘7공화국’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손학규 의장을 지지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지금으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친문이 공격수를 바꿔가며 집요하게 ‘손학규 때리기’에 나선 것을 보면, 호헌파들은 자신들이 패할지도 모른다는 엄청난 공포감에 휩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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