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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에서 깔아 놓은 이른바 ‘문재인 프레임’ 이라는 덫에 걸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과연 그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만일 안 후보가 ‘문재인 프레임’을 극복하면 승자가 될 수 있겠지만, 그 덫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경우엔 대세론 주자인 문재인 후보에게 승자의 자리를 내어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대체 ‘문재인 프레임’이란 무엇인가.
문 후보와 민주당 측에서 안철수 후보가 외연확장에 나서지 못하도록 “적폐 세력과 손을 잡으면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권연장”이라고 주장하며, ‘적폐연대론’이라는 프레임을 걸고 나선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사실 국민의당은 ‘나 홀로’ 집권하기엔 턱없이 역량이 부족한 정당이다. 40석의 ‘미니정당’에 불과한 탓이다. 따라서 안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반드시 다른 정당과 연대해 협치를 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 단독정부가 아니라 다른 정당과 함께 하는 통합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협치와 통합정부가 우리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의 기본노선”이라며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 된다고 해서 우리 국민의당에서 총리를 한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밝힌 것은 이 때문이다.
즉 통합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다른 정당에 총리직을 양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 역시 "집권하고 나면 다른 당들과 의논해서 최적의 협치의 틀을 만들겠다"며 "분명한 것은 저는 통합내각을 구성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 후보는 “가장 최적의 인재가 다른 당에 있다면 그 사람을 쓰겠다”는 말도 했다.
이는 마땅히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정치가 ‘패권정치’에서 벗어나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선거과정에서는 다른 정당과의 연대나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해선 냉담하게 선을 긋고 있으니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지금은 초접전 양상을 보였던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양강구도가 흔들리고 있는 시점이다.
실제 최근 공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무려 10%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런 격차가 좁혀지기는커녕 더욱 벌어지거나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만일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안철수 후보의 패배는 불 보듯 빤하다.
그러면 이 같은 국면을 타개할 비책은 없는 것인가.
현재 대세론주자인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40%선에 묶여 있다. 실제 기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30%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고, 일부의 경우 40% 초반을 기록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빠져도 문 후보 지지율은 40%선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안 후보가 당선되려면 문재인 후보의 40%선을 돌파해야만 한다. 그러자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등의 지지율을 10% 후반대로 붙들어 매야 한다.
물론 현재는 홍 후보와 유 후보의 지지율을 합해도 10% 대에 불과하지만 홍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 그들의 지지율합계가 20%대에 이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안철수 후보는 필패다.
따라서 국민의당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탄핵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은 논외로 하더라도 최소한 바른정당이라도 연대의 테이블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안 후보 지지율 확산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안찍박(안철수 찍으면 박지원이 상왕된다)’프레임을 차단하는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박지원 대표가 "보수 정당과 손을 잡으면 우리에게 득(得)보다 실(失)이 훨씬 많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으니 문제다. 박 대표가 정말 안철수 후보의 당선을 바라고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특히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대표를 영입하려는 안 후보에게 박 대표가 제동을 걸었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이다.
어쩌면 문재인 후보 측은 이런 박지원 대표의 반응을 보면서 자신들이 깔아 놓은 ‘문재인 프레임’에 안철수 후보가 걸려 들었다고 생각하면서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박지원 대표에게 묻겠다.
정말 안철수 후보가 다른 정당과 연대나 단일화 없이도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가.
만일 그렇게 믿는다면, 안 후보가 패배할 경우 당 대표로서 그에 따른 책임을 지고 정계은퇴를 하겠다는 선언을 하라. 그럴 용기가 없다면, 안철수 후보의 외연확대를 방해하지 말고 침묵을 지키라고 조언하고 싶다.
모쪼록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프레임’을 극복해 패권세력의 독식정치를 끝장내고, 포용의 정치를 구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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