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인사’ 강경화, 절대 안 된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6-06 11: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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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간경화도 위장전이가 되나요?”

요즘 인터넷 누리꾼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위장전입 논란에 이어 탈루의혹 등 다른 의혹들이 잇달아 불거져 나오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사실 강경화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 ‘코드인사’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나 다른 장관 후보자들의 경우 대부분 ‘국민통합’이라는 대의에 따른 인선인 반면 강 후보는 그것과는 거리가 먼 탓이다. 한마디로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히 그를 지목했다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이 강경화 외교부장관 내정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지켜본 문재인 대통령의 3번째 감동의 인선”이라며 “준비된 문재인 대통령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인사”라고 극찬한 것은 그 때문이다.

심지어 김 대변인은 “인사 중 가장 도드라진 인선은 문재인 정부 인선 중 두 번째 유리천장을 깬 최초의 여성 외교부장관 후보자 강경화의 인선”이라며 “전율이 느껴질 만한 인사”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가히 ‘문비어천가’수준이라고 할만하다.

그런데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은 강 후보자를 향해 "파렴치범 수준"이란 격한 반응을 내놓았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독한 냄새나는 상한 음식”이라고 비판했다.

대체 강경화 후보자의 무엇이 문제인가.

강 후보자의 가장 큰 검증 대상은 위장전입과 탈루 의혹이다.

자녀의 위장전입 문제는 강 후보자의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강 후보자가 딸이 전입한 이화여고의 재단 소유 주택에 전입한 점을 몰랐다고 밝혀 ‘거짓말’ 논란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증여세 탈루 의혹도 강 후보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에 따르면 강 후보자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교수와 딸은 2009년 7월 부산지역의 콘도미니엄 ‘대우월드마크 해운대’를 2억6000여만원에 공동명의로 분양받는 과정에서 증여세 1600여 만원을 내지 않았다. 이후 이 교수와 딸은 이 콘도를 9개월만인 2010년 4월 2억8000여만원에 되팔아 1000만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남겼다.

또한 강 후보자의 두 딸이 2014년 공동명의로 경남 거제시 동부면에 있는 1억6000만원짜리 2층 단독주택을 구입해 소유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증여세를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뒤 납부해 2년여 탈세한 것이란 지적을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부동산을 거래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마당이다. 이쯤 되면 ‘파렴치범’이라거나 ‘상한 음식’이라는 말을 들어도 싸다.

게다가 청와대가 극찬했던 그의 업무적 수행 능력까지 의문시 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야당은 강 후보자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한 상태다.

심지어 이낙연 총리에 이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여당과 협조하는 쪽으로 분위기를 바꾼 국민의당마저도 강 후보자 문제에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그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는 게 올바른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첫 ‘코드인사’에 대해 인사권자가 스스로 지명을 철회하는 것은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그로 인해 다음 내각 인선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고, 국정장악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협치’가 필요한 다당제 체제에서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코드인사’에 대한 집착 때문에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경화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거대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어찌해야 하는가.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강경화 후보자 본인이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모쪼록 “간경화도 위장전이가 되느냐?”는 비아냥거림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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