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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알리는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20일 공개됐다.
반면 ‘제3지대’를 놓고 경쟁관계에 있는 바른정당에는 ‘파란불’이 켜졌다.
실제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인터넷 매체인 <프레시안> 의뢰로 지난 17일~18일 양일간 서울 지역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10.2%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6.9%로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이 조사의 응답률은 4.3%이고,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안철수 후보 득표율 21.4%, 유승민 의원 득표율 6.8%와 비교할 때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너무나 초라하다.
그러면 정당 지지율은 어떤가.
전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12일부터 16일까지 5일 동안 성인 2534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53.6%, 자유한국당 14.7%, 국민의당 6.8%, 정의당 6.4%, 바른정당 5.7% 순으로 집계됐고 기타 정당 2.0%, 무당층 10.8%로 나타났다. (이 조사의 응답률은 5.4%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다.)
국민의당은 3주 연속 하락하며 2주 연속 최저치를 경신, 3위 자리를 두고 오차범위 내에서 정의당과 바른정당에 쫓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선을 약 한달 가량 앞두고 공개된 한국갤럽의 정당지지율 조사 결과는 국민의당 22%, 바른정당 4%였다.
결과적으로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은 불과 한 달 이전과 비교할 때 너무나 큰 폭으로 빠진 반면, 바른정당과 유승민 의원의 지지율은 미미하지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사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모두 거대한 양당패권세력을 견제하는 ‘제3지대’정당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굳이 제3정당의 정통성을 논하자면 국민의당이 우선이다.
왜냐하면, 국민의당은 지난 4.13 총선의 승리를 통해 탄생한 정당인 반면 바른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정당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국민의당은 호남 자민련’이라는 부정적 인식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건 어떤 의미에서 보면 자업자득이다.
실제 호남출신의 박지원 전 대표가 대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상황에서 들어선 박주선 비상대책위 체제 또한 호남중심의 인물들로 채워졌다.
그러다보니 ‘제3지대’의 무게 중심이 호남울타리에 갇힌 국민의당에서 전국정당을 표방하고 나선 바른정당으로 옮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바른정당이 독자적으로 거대한 양당패권세력을 견제할만한 능력을 갖추었느냐 하면 그것 또한 아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의 서울시장 적합도 10.2%는 이른바 ‘친박 폐족 정당’으로 낙인찍힌 자유한국당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13.9%보다도 낮은 수치이기 때문이다.
결국 ‘제3지대 정당’이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확고하게 자리매김 하려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하나로 통합하는 길밖에 없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듯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뿌리 깊은 거대정당으로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 거대한 양당과 맞서 싸워 승리하려면, 제3지대 정당이 서로 손을 잡아서 확실한 삼각형 구도가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지금은 가장 불안한 형태인 마름모형 구도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으로,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으로 각각 흡수돼 소멸될지도 모른다.
그러면 다시 거대 양당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려 들 것이고, 우리 정치는 그만큼 퇴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양당에서 개인의 정치적 영달을 목적으로 통합에 반대하는 인사들이 있다. 그럴듯하게 ‘자강론’을 명분으로 들고 나오지만 실상은 차기 대권이나 당권을 노리는 악랄한 정치적 노림수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거대 양당체제에 염증을 느껴 제3지대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그들을 향해 회초리를 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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