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바른정당, 정신 차려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7-03 13: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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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이른바 '문준용 특혜채용 의혹 제보조작 파문'으로 국민의당이 존립 위기에 처했다.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도 치명적인 내상을 입었다.

실제 안 전 대표와 사제지간인 이유미씨가 당장 검찰에 구속되고 안 전 대표가 영입한 이준서 전 최고위원마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안 전 대표의 당내 입지가 좁아지는 모양새다.

국민의당은 3일 '문준용씨 특혜채용 의혹'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자체조사 결과, 당원 이유미씨의 단독범행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국민 10명 중 7명은 '조직적 개입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공개됐다.

미디어오늘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에스티아이(대표 이준호)와 함께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당 관계자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는 응답이 71.5%로 나타났다. '구속 당원의 단독 범행일 것'이라는 응답은 13.9%에 불과했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4.5%다.

또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선 '지금 즉시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응답이 53.0%로 과반을 넘었다. <이 조사는 휴대전화 RDD 자동응답방식(응답률 8.75)으로 실시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라 표본수를 할당하여 추출했고 가중값을 부여(2017년 5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 기준)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이다. 자세한 사항은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안 전 대표가 즉각적인 유감표명을 하지 않고 입장 발표를 미뤄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당내 불만이 잇따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중심축이 완전히 호남계로 넘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호남계 역시 한가하게 이런 상황을 즐길 처지는 아니다.

이날 국민의당이 4주 연속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안방’ 격인 호남에서조차 자유한국당에 밀린다는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까닭이다.

실제 리얼미터의 6월 4주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5.1%로 전주 대비 1.2%P 하락했다. 특히 광주와 전남ㆍ전북 지지율은 15%에서 8.7%로 6.3%P 하락했다. 자유한국당 호남 지지율은 8.8%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당 지지율은 ‘제3지대’를 놀고 경쟁을 벌이는 바른정당 지지율 6.0%보다도 0.9%포인트 낮았다. <이 조사는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무선 전화면접(8%), 무선(72%), 유선(20%) 자동응답 방식을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더 이상 호남을 국민의당 ‘안방’이라고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따라서 이제 국민의당은 분명한 선택을 해야할 시점이 됐다.

사실 그동안 ‘안철수’와 ‘호남’은 국민의당에게 있어서 큰 ‘힘’인 동시에 분명한 ‘한계’로 작용했었다.

실제 국민의당은 한국 정당사에서 최초로 다당제를 실현한 정당임에도 ‘안철수 사당론’과 ‘호남 자민련론’으로 인해 지난 대선에선 거대 패권양당의 틈바구니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한계를 뛰어 넘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 역시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결코 국민이 원하는 바가 아닐 것이다.

국민은 거대 패권 양당, 즉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반발해 지난 총선 당시 국민의당에 힘을 몰아주었다.

그 민심을 받들어 ‘안철수’나 ‘호남’을 뛰어 넘는 제3지대 정당의 새로운 길을 걸어간다면 국민의당은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일환으로 바른정당과의 연대와 통합을 진지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바른정당 역시 이제는 한국당과 ‘보수적통 경쟁’을 벌이는 냉전 시대적 사고에서 탈피해야 한다. 바른정당은 최근 정당대회 컨벤션효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하나 정당지지율은 현재 바닥까지 내려간 국민의당과 별 차이가 없을 만큼 초라하기 그지없다.

지금은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의 대결이 아니라 민생을 위한 경쟁이 필요한 시대인데, 당 대표가 말끝마다 ‘보수’를 운운하니 지지율이 오를 까닭이 없는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좌파 우파의 진영논리는 구태다. 그런 구태는 민주당과 한국당의 몫으로 던져주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서로 손을 잡고 ‘제3지대 정당’이 나아갈 새로운 길을 모색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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