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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무한도전’ 등 여러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스타 변호사로 얼굴을 알린 장진영 변호사가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고위원 경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런데 당 대표가 아니라 최고위원 경선에 나섰다는 점이 아쉽다.
장 변호사는 현재 서울 동작을 지역위원장으로서, 국민의당 창당 초기에는 명대변인으로 활약하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에게 붙어있는 ‘정치인’이라는 꼬리표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그가 오랫동안 ‘소비자 대변인’으로 명성을 날린 탓일 게다.
실제 그는 사법연수원 시절 신용카드 회사들의 횡포에 맞서 국내 1위의 카드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했다고 한다. 무려 8년 동안 김앤장 등 소위 ‘내로라’하는 초대형 로펌들과 맞서 5건의 소송을 모두 이겼고, 결국 부가서비스를 마음대로 바꾸는 카드사들의 나쁜 관행이 사라지게 됐다.
이것이 소비자권리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한 ‘마일리지 소송’이다. 그로 인해 장 변호사에게는 ‘마일리지 장’이라는 새로운 별명이 붙기도 했다.
소비자를 위한 그의 대변인 역할을 이게 전부가 아니다.
그는 해외에 스마트폰을 들고 나갔다가 수백만원씩 로밍요금 폭탄이 터진 피해자들을 위해 제일 큰 이동통신회사를 상대로 스마트폰 로밍요금 폭탄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물론 그로 인해 이동통신사들이 로밍폭탄으로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가 근절됐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밖에도 장 변호사는 디젤차 환경개선부담금 소송, 스카이라이프 부당요금 소송, 용산국제업무지구 소송 등 대기업과 정부에 맞서 약자의 이익을 위해 싸워왔다. 뿐만 아니라 대한변호사협회에 공익소송특위를 만들었고, 경실련에는 소비자정의센터를 만들어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기도 했었다.
그런 그가 정치권에 뛰어든 것은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한 결단이었다.
아마 그가 국민의당 최고위원 경선에 뛰어든 것 역시 그런 뜻을 이루기 위함일 것이다.
실제로 그는 출사표를 통해 “국민의당에게 이번 전당대회는 마지막 기회”라며 “우리는 국민의당에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려야 할 책임이 있고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고위원에 출마 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아쉽다는 것이다.
만일 장 변호사와 같은 새로운 인물이 최고위원이 아니라 당 대표가 되어 당을 이끌어 나간다면, 안철수 전 대표로 인해 소멸되어 가던 ‘새정치’에 대한 갈망과 기대감이 되살아 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른바 ‘막말’ 파문으로 국민의 눈 밖에 난 이언주 의원이 아니라 장 변호사가 그 자리를 대신해 당권에 도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 때문이다.
어쨌거나 기왕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내민 만큼 좋은 결과가 나타나기를 바란다.
장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당은 창당 1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굵직한 발자취를 남겨왔다. 총선에서 정당지지율(26.74%) 2위라는 성과를 냈고 대선에서는 전국적으로 고른 2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우리는 왜 국민들이 국민의당에 과분한 성원을 보내줬는지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제게는 꿈이 있다. 우리 사회의 부당한 관행에 눈감지 않고 힘을 모아 싸울 수 있는 당원, 그 당원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는 행동을 실천하는 지역위원회, 그런 당원을 주인으로 이끌어주는 정당, 이런 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그가 최고위원에 당선이 되고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국민의당은 지금의 위기를 딛고 일어설 수 있으리란 믿음이 있다.
초대형 로펌회사들, 대기업들, 정부 등 거대한 세력에 맞서 승리했던 그의 저력이면, 충분히 거대 패권 양당세력에 맞서 제3지대정당으로서의 국민의당을 굳건한 반석에 올릴 수 있을 것이란 뜻이다.
거듭 말하지만 젊은 당권주자로 장진영 변호사가 아니라 이언주 의원이 나선 게 무척 아쉽다.
하지만 최고위원에 나선만큼 반드시 승리해 당의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게 국민의당을 위한 길이고, 결과적으로 제3지대 정당을 굳건히 세워 양당패권정당 체제로 회귀하는 것을 막는 길이라 믿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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