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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보장을 위해 보수는 지급되지만 몸과 마음을 국가를 위해 헌신해야 하고 막중한 책임을 감내해야 하는, 우리나라처럼 특수한 상황에 처해있는 몇 안되는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제도다.
그렇기 때문에 직업군인들은 격오지에서의 근무는 물론, 빈번한 이동으로 자녀교육, 내집 마련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유사시에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한다. 이러한 직업군인은 특수한 군 계급구조 때문에 중도에 전역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반 공무원에 비해 평균 12년 정도 조기 퇴직을 하게 되며, 생애 최대 지출시기인 40∼50대에 실직이 가장 많다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실제로 해마다 6000여명의 직업군인이 군을 떠나 일반 사회인으로서 삶을 살아간다.
이러한 제대군인들의 사회복귀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일반인들의 전직(轉職)은 같은 분야에서 직업을 바꾸거나 똑같은 직업을 유지하면서 분야를 바꾸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직업군인의 경우 직업과 분야를 모두 바꿔야 한다. 더불어 군 조직에서 사회라는 이질적인 조직에 적응해야 하는 불리한 조건도 안고 있다.
20∼30대 청춘들에게도 일자리란 높은 장벽인데 국가를 위해 그들의 청춘을 바친 40대 중반의 제대군인들에게 일자리를 얻기란 얼마나 높은 장벽인가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무엇보다 이 시기는 생애 주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자녀들의 학비 또는 결혼이나 노인의 부양 등으로 인한 지출이 최대로 늘어나는 시기이다. 그래서 이들이 체감하는 일자리에 대한 불안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뇌일 수밖에 없다.
본인도 40대 중반에 군문을 나와 힘들어 했던 시기가 있었다. 다행히 제대군인지원센터의 도움으로 취업에 성공했지만, 일반 사회인으로서의 적응이 결코 쉽지 만은 않았다. 무엇보다 군 복무시 몸에 베인 사명감과 책임감이 사회적응의 밑거름이 되었던 것 같다. 전역한지 올해로 4년째가 되는 전직 사회인으로서 그동안 본인이 느껴 온 전직 직업군인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 몇 가지를 제시해 보면, 첫째, 전직에 대한 두려움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군인들은 군 복무를 할 때 군인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생활한다. 당연히 군에 몸 담고 있으면 그렇게 해야 하지만, 군문을 나서는 순간 전직에 대한 두려움을 과감히 떨쳐버려야 한다. 또한, 전직 준비를 할 때는 신중하고 치밀하게 해야 하고, 결정하는 단계에서는 너무 고민하지 말고 과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근면성실과 솔선수범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업군인 대다수는 전역하면 좀 편하게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에 대부분 관리직을 선호한다. 하지만, 직업군인이 갈 수 있는 관리직은 한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관리직이라 할지라도 업무성과 없이 일정보수를 제공하는 직장은 없다. 또한, 집단 조직생활에 익숙해 온 직업군인의 경우 환경이 다른 사회 직장에서의 적응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사회는 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근면하고 성실한 업무처리 자세와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정신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셋째, 빠르게 변하는 지식정보를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고,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보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면 사회와 격리될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시대변화에 빠르게 적응 할 수 있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무엇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 자세와 부단한 노력,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성공적인 제 2의 인생은 반드시 열릴 것이라 자부한다.
끝으로, 군이라는 폐쇄된 곳에서 생활한 제대군인들에게 있어서 성공적인 사회로의 복귀는 외롭고 험난한 길이다. 이들이 사회로 자연스럽게 복귀할 수 있도록 국민 개개인이 그들을 배려하고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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