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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이 13일 유승민ㆍ박주선 대표 체제로 출범함에 따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6.13 지방선거에서 직접 뛰는 ‘선수’, 즉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안 전 대표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거 승리 등, 다른 역할을 준다면 열심히 하겠다”고 밝힌 것도 사실상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사실 이번에 선출되는 지방자치단체장은 다음 대통령 선거일과 비슷하게 임기를 마치기 때문에 선출직 임기를 전부 소화하고 나선 후에 2022년 3월 9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 나설 수 있다. 따라서 차기대권주자들도 임기 중 ‘중도하차’에 대한 부담 없이 단체장 선거에 나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선출되는 서울시장은 그가 어느 정당의 누구든, 가장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를 것은 불 보듯 빤하다. 아마 안철수 전 대표도 이런 점을 감안하고 일찌감치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서울시장 출마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즉 자신의 차기 대권도전을 위한 ‘디딤돌’로 서울시장 출마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그는 ‘중도통합’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된 정당이 바로 이날 출범하는 ‘바른미래당’이다. 그는 바른미래당이 한국당을 대체하는 야당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해 왔다. 그런데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현재 17개 시.도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이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곳도 없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의 탈당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 6.13 지방선거 때까지 이어진다면 바른미래당은 완패할 수밖에 없다.
바른미래당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어쩌면 그 대책의 일환으로 안철수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계획했을지도 모른다.
만일 그의 출마로 서울에서 바른미래당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그 바람이 전국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바른미래당이 지방선거의 ‘태풍의 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출마는 ‘대권 디딤돌’인 동시에 일종의 ‘선당후사’정신도 포함되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현재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은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엎치락뒤치락 하는 수준으로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다.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인물론’만으로 지금처럼 낮은 정당 지지율을 극복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새로운 대책이 하나 더 추가될 필요가 있다.
그게 뭘까?
유승민 대표도 직접 ‘선수’로 지방선거에 나서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에서 안철수 전 대표와 같은 경쟁력을 갖춘 그가 안 전 대표처럼 직접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선다면 승리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다. 그게 마땅치 않다면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안철수-유승민 두 사람이 아름다운 경선을 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만일 그런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그가 누구든 여야 모든 후보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덩달아 바른미래당 바람이 정국을 강타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고 경쟁력이 없는 후보들을 선수로 내세우고는 자신은 뒤에서 지원하는 형태로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 그렇게 해서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유승민 대표의 정치생명도 끝이다.
유 대표가 바른미래당 대표직에 집착하면서 “지방선거 이후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지만, 그건 아무 의미가 없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바른미래당은 산산조각날 것이고, 당연히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승민 대표도 안철수 전 대표처럼 ‘선당후사’, ‘백의종군’의 정신을 발휘해서 지방선거에 직접 후보로 나서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혹시라도 ‘바른미래당이 망하면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하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면, 유 대표도 안 전 대표처럼 이번 지방선거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임해야 할 것이다.
그 가장 요율 적인 방법은 대표직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경쟁력 있는 자신이 직접 지방선거에서 ‘선수’로 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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