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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장고 끝에 6·1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기로 했다.
안철수 위원장은 4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개최한 서울시장 출마선언식에서 “시민 안철수, 서울특별시장 선거에 나서기로 결심하고 서울시민 여러분께 보고 드린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자유한국당은 오는 6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우상호,박영선 의원이 치열한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로써 서울시장 선거는 1995년 이후 23년 만에 여야 3파전 구도로 진행되게 됐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안철수-김문수 단일화’를 통해 결국 여야 1대1 구도로 재편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과연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당후보 단일화’가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인지 의문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양측이 모두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 안철수 위원장은 이날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거듭 말하지만 야권연대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면서 "표는 한 곳으로 모아야 힘이 되고 의미가 있다. 야권의 대표선수로 나선 안철수로 힘을 모아주시라"고 호소했다.
같은 당 박주선 공동대표도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한 청산과 극복의 대상이지 연대와 연합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연대는)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러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우는 자유한국당의 입장은 어떤가.
6.13 지방선거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홍문표 사무총장은 이날 한 방송과의 통화에서 “정당 간 단일화가 되려면 후보를 내기 전에 나와야 된다”며 “서울시장 단일화를 하려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 후보를 내놓고 단일화는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김문수 중도하차’ 가능성에 대해서도 “당선가능성을 보고 1야당에서 후보를 내지, 연습으로 나올 수는 없지 않느냐”고 선을 그었다.
양당 모두 후보단일화 없이 ‘완주’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경쟁력에 의문부호가 붙은 김문수 전 지사가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앞서 한국당은 홍정욱 전 의원, 이석연 전 법제처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카드를 서울시장 후보로 검토했지만 당사자들의 거부로 인재난을 겪어왔다. 연이은 후보들의 거절은 탄핵대선 직후 정체돼있는 당 지지율과 이로 인한 낮은 당선 가능성 때문이다.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꺼낸 카드가 바로 ‘김문수 카드’다. 그런 의미에서 김 지사는 일종의 ‘꿩 대신 닭’인 셈이다. 즉 경쟁력이 있어서 후보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제1야당이 수도 서울에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카드라는 말이다.
따라서 김 전 지사가 출마하더라도 여당 후보나 안철수 후보와 대등한 위치에서 3자 구도를 형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서울시장 선거는 민주당 후보와 바른미래당 안 위원장의 양자구도로 좁혀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게 되면 김 전 지사와 한국당이 중도하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한국당 내부에서는 보수층의 표가 안 위원장에게 몰릴 것을 우려하면서 한국당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필자 역시 김 전 지사가 스스로 중도하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사실 총선 낙선 이후 정치적 존재감을 잃었던 김 전 지사에게 이번 서울시장 출마는 인지도 상승과 정치적 존재감 재고 등을 감안할 때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단 2등을 하거나 설사 3등을 하더라도 2위와의 격차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경우다.
반면 득표율이 한 자릿수에 그칠 경우, 그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이고, 정계은퇴를 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현재 정당 지지율이나 김 전 지사 개인에 대한 경쟁력 등을 감안 할 때, 그럴 가능성이 높다. 그런 상황에서도 끝까지 완주를 고집한다면 그건 스스로 정치생명을 단축시키는 일이다. 따라서 김 전 지사가 바보가 아닌 이상 ‘집권세력 견제’를 명분으로 후보사퇴를 선언할 것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한마디로 공식적인 야권 후보 단일화는 없지만, 실제적으로는 후보단일화 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란 뜻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여야 1대1구도가 형성될 것이고, 서울시장 선거는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팽팽한 접전이 벌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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