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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는 7일 자신의 운전기사가 조폭 사업가로부터 월급과 차량유지비를 지원받았다는 ‘조폭 스폰’ 의혹을 ‘정치적 모략’이라고 주장했다.
은 후보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총선 낙선후 1년 간 운전기사 일을 줬다는 최 모씨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조폭 사업가 이 모씨로부터 월급과 차량유지비를 받아왔다고 폭로한데 대해 “작전 세력이 개입한 정치적 모략”이라며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런데 정말 은 후보가 모르는 일이었을까?
그보다 먼저 은 후보에 스폰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폭출신의 이씨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는 2011년 9월∼2013년 12월 중국과 태국에서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수익 251억 원을 올렸고, 이 과정에서 조세 140억 원가량을 포탈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됐다. 또 2007년에는 성남을 무대로 한 폭력조직을 두목 김모 씨와 함께 만든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은수미 후보가 그런 사람으로부터 무려 1년간이나 공짜로 차량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은 후보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발뺌하고 있다. 그냥 자원봉사인줄 알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은 후보의 운전기사로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일한 최 씨가 지난해 9월 성남시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된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더구나 최모 씨의 아내가 올 1월부터 성남시 산하 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사실까지 드러난 마당이다. 우연의 일치라고하기에는 너무나 이상하지 않는가.
사실 이쯤 되면,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그의 공천을 철회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그의 공천을 철회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실제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지난 4일 은 후보의 단수 추천에 대한 경쟁 후보의 재심 신청 기각 결정을 이견 없이 유지했다. 아마도 높은 지지율에 취한 탓일 게다.
‘드루킹’ 김동원 씨의 댓글 여론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은 일제히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전날 “민주당은 조건 없이 (드루킹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며 “판문점 선언의 비준 등을 조건으로 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특검이 받아들여지면 투쟁할 일이 없겠지만 안 받아지면 오는 8일 의원총회를 열어 투쟁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며 “최종적인 것은 8일 결정된다”고 압박했다.
그는 이날 오후 소속 당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8일 의총에 대해 “민주당이 끝내 국회 정상화 및 특검을 거부할 경우에는 특단의 대책과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숙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만일에 대비하여 화요일(8일) 출근 시에 침낭과 모포 등 침구류, 세면도구, 간편복 등을 준비해 주시기 바란다”며 장외·철야 투쟁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미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여론조사 결과 역시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는 국민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 역시 높은 지지율에 도취된 탓일 게다.
하지만 높은 지지율이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제왕적 권력에 계속 취해있어서는 안 된다”며 “어떤 형태로든지 국민적 저항과 분노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고, 바른미래당은 "지지율에 취해 국민의 바람과 동떨어진 정치가 이뤄질 때 우리 국민들은 매우 현명한 판단을 하곤 했다"며 민주당의 오만함을 비판했다.
심지어 민주당과 연정을 모색하고 있는 민주평화당도 “민주당은 대통령 지지율에 취해 배짱으로 버티지 말고 진정성을 갖고 야당과의 협상에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제는 국민의 선택에 달렸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정당만 보고 ‘묻지 마’ 투표를 할 것인지, 아니면 후보들의 면면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인물 투표’를 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하는 날이 반드시 다가 올 것이다. 부디 나중에 “그런 사람인줄 몰랐다”고 변명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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