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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C 사진자료) |
지난 2016년 6월 7일 방송된 MBC 'PD수첩' 1086회는 '치안 강국 대한민국, 여성은 왜 범죄의 표적이 되었나?'란 제목으로 여성 혐오 범죄에 대해 다뤘다.
그해 5월 17일 강남역 부근 한 건물의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살해당했다. 피해자와 가해자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가해자는 "여성들이 나를 무시해서" 그 여성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사람들은 강남역 10번 출구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근조화환을 보내며 죽음을 애도했다.
OECD 치안 순위에서 한국은 1위를 기록했지만, 여성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PD수첩'은 그동안 공론화되지 못했던 여성들의 이야기와 여성을 대상으로 발생한 범죄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경찰은 강남역 살인사건을 가해자의 정신질환(조현병)으로 인한 '묻지마 살인'으로 분석했다. 며칠 뒤, 부산에서 여성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대낮의 거리에서 한 남성이 두 여성을 각목으로 폭행한 것이다. 피해 여성들은 심하게는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었다.
부산 폭행 사건의 가해자 역시 정신질환의 일종인 조현병을 앓아, 정신질환에 의한 범죄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두 사건은 '묻지마 범죄'로 불리기 시작했고, 단순 정신질환자 범죄인 것처럼 알려지게 됐다.
하지만 거듭된 정신질환자의 범행이 왜 유독 여성을 향한 것인지에 대해선 딱히 밝혀진 바가 없다. 취재 결과, 일상 속의 공포에 대한 여성들의 증언은 끊이지 않았다. 택시, 지하철을 탈 때, 거리를 다닐 때 등 늘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여성은 일상 속 폭력에 노출돼 있다. 대검찰청 범죄분석 통계에 따르면 살인, 강도 등 4대 강력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한 장소는 주거지와 길거리, 교통수단 내였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장소와 상관없이, 가해자와 피해자의 면식 여부를 가리지 않고 일어났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은 특정한 공간, 특정한 가해자를 관리하는 것에 머물러 있다.
우범지역에 CCTV를 설치하고, 남녀공용화장실을 분리하고, 정신질환자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여성 대상 범죄의 주효한 대책일 수는 없다. 끊임없이 쏟아낸 대책에도, 여전히 강력범죄 피해자의 84%가 여성이라는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여성들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여성들이 묵묵히 담아두었던 공포를 꺼내놓는 이유는 이토록 불안해하는 이유와, 여성들이 폭력에 노출돼 있는 현실을 직시해달라는 외침이다.
더이상 무고한 여성이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PD수첩' 1086회에서는 우리 사회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했다.
한편 'PD수첩'은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가 되기 위한 성역 없는 취재를 지향하는 심층 탐사 보도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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